우크라이나가 지난 1일(현지시각) 러시아 전략폭격기 등을 다수 파괴한 공격은 쿠르스크 지방 탈환을 환호하면서 전쟁 지속을 시사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정면 반격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일 공격은 양국 간 평화회담을 하루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푸틴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전쟁을 계속하면 러시아도 심각한 위협에 처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제임스 액턴 연구원은 그는 전쟁에서 이긴다고 믿는 쪽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지금이야말로 진지하게 협상해야 할 이유가 있음을 러시아인들에게 설득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액튼은 군수품 공장이나 군사훈련 시설 등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공격할 수 있는 대상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타격할 수 있는 대상이 매우 많아 러시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방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번에 파괴된 폭격기를 생산할 능력이 상당히 제한돼 있다. 이들 폭격기들은 이미 과도하게 운용되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의 전체 핵 전력이 큰 손상을 입은 것은 아니다.

'원자과학자 회보'에 따르면, 지난 주말 피습 전까지 러시아는 67기의 핵무장 중폭격기를 가동했다. 러시아는 또한 핵잠수함 함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백 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갖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군은 다른 핵전력 플랫폼들의 취약점도 재평가해야 하게 됐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지하 해군기지를 건설해 핵잠수함을 보호하는 중국처럼 하려면 몇 년은 걸릴 일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도시에서 고위급을 암살했고 석유 생산 시설을 타격했으며 러시아 영토를 점령하기도 했다. 러시아 흑해 함대를 궤멸시키고 크름 대교를 파괴했으며, 모스크바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전장에서 밀리면 밀릴수록 우크라이나는 파급력이 큰 공격을 강화할 전망이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 우크라이나 담당 국장이던 데이비드 시머는 이번 작전이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지렛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푸틴은 아직 공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공격으로 전쟁에 대한 생각이 바뀔지는 불확실하다. 오히려 공격을 강화하려 들 수 있다.

러시아 국영 언론은 이번 우크라이나의 작전을 축소 보도했으며, 핵탑재 폭격기 피해는 아예 밝히지 않았다.

다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군사적 대응이 있을 것으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