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주요국 정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 핵시설 타격에 반대한다는 일치된 의사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언론 액시오스는 29일(현지 시간)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 중동 순방 기간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와 UAE 등 주요 아랍 국가들은 2015년에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반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미국과 이란의 신규 합의 체결에 적극적으로 찬성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핵시설 공격을 강행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포기하고 스스로 군사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 경우 미군 기지를 보유한 사우디와 UAE, 카타르가 이란의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현재 역내 안정을 통한 경제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무함마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 타밈 알타니 카타르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우려를 전달하고, 협상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고 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 핵시설 타격 지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이란 핵 문제를 "매우 강력한 문서"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이에 관해서는 감찰을 동반한 일정 수준의 우라늄 농축 허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액시오스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2년 동안 이란과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했으며, UAE도 긴장 완화를 위해 이란과 점차 접촉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장관은 지난달 이란을 방문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면담하기도 했다. 이 역시 이란 핵시설 타격에 반대한다는 신호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