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달 초 일본 정부에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달 초 방미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NSS) 관계자에게 주둔 경비 증액 방침을 전달했다.

현재 일본 정부가 부담하는 주일미군 주둔 경비는 연평균 약 2110억엔(약 2조12억원)이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주일미군의 병영, 가족 주택, 관리동, 방재시설 등을 일본 측이 건설해 제공하는 '제공시설 정비비'(FIP) 항목에서 수백억엔(수천억원) 규모의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대상 시설은 미군 측 요청을 반영해 방위성이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증액 수준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백악관에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을 접견한 자리에서 일본의 주둔 경비 분담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일본 NSS에 증액 요청을 공식 타진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둔 비 부담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상 양국 간 논의는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일본의 분담 방식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서 2019년 7월 당시 야치 쇼타로 NSS 국장과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연간 80억달러 규모의 부담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미국 측이 산정한 분담액(약 25억달러)의 3.2배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수백억엔 규모의 증액을 검토하고 있지만, 방위성 간부는 "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실무 수준에서 미국과 협상을 이어가면서도 가능한 한 추가 부담을 피하려는 분위기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미측의 증액 요구는 백악관 내부의 혼선 속에 무산된 바 있다. NSS 간부는 아사히에 "이번에도 미국 측 요구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