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주둔한 미군 500명이 미국의 안보 지원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지만 중국에는 '레드 라인'을 넘는 것으로 여겨져 대만 안보에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소장 마크 몽고메리는 15일 의회 증언에서 대만에 약 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한 규모의 미군이 대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2021년 미군 대만 주둔 첫 인정 이후 숫자 점차 늘어

대만 전문가들은 이 숫자는 훈련 인원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1년 전 미 의회 보고서에서 확인된 것으로 기존에 알려진 인원 41명을 크게 넘는 수치다.

몽고메리는 의원들에게 미군의 주둔은 대만군을 실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군대로 훈련시켜 중국의 군사적 옵션을 복잡하게 만드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지원을 제공하고, 수천억 달러 상당의 장비를 판매하려면 그곳에 가서 훈련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청문회가 있은 지 며칠 수 중국 관영 중앙(CC)TV는 "몽고메리의 증언은 대만을 전쟁 위험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하는 논평을 내놨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전했다.

대만 씽크탱크인 국방안보연구소 수쯔윈 연구원은 "몽고메리가 언급한 병력은 전투 병력보다는 훈련 병력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만에서 행정 역할을 하는 현역 미군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대만 국립 정치대학 천원치아 교수 역시 "공동 훈련 임무는 단기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영구적인 주둔과 같지 않다"고 무게를 두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숫자를 확인하지 않았으나 천 교수는 대만 주둔 미군 병력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미국이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더 명확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500명은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미국과 대만의 군사적 관계가 상징적 교류에서 보다 실질적이고 실용적이며 작전적인 협력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2021년 10월 차이잉원 총통은 미군 병력이 대만 섬에 주둔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직후 미 국방부 국방 인력 데이터 센터는 제한적인 수치를 공개하기 시작했는데 매년 미군 병력이 소폭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 '미군 주둔, 더 강력한 방어 의지 보여줘"

국방안보연구소 방문 연구원 사샤 차브라는 "대만에 폭탄과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대만내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하는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브라는 "미국인의 피가 흘렀다는 것은 미국이 전력을 다해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며더욱 심각한 대응을 강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탠포드대 프리먼 스포글리 국제연구소의 오리아나 마스트로 연구원은 무기 판매에 비해 실제로 대만 영토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은 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스트로는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 없이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며 지상 군사 개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문회에서 몽고메리는 대만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을 1000명으로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효과적인 억제력과 방어는 긴밀하고 지속적인 군사적 통합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 "中 더 강력한 반발 부르는 부작용도"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수석 연구원 윌리엄 매튜스는 이러한 전략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라고 인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튜스는 "중국은 점점 더 강력한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미국이 미래의 통일을 군사적 또는 정치적으로 어렵게 만들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경우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