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공화당이 2021년 주요 7개국(G7)이 합의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글로벌 최저세율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들에 보복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들이 논의하고 있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시행해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에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의 기업에 대해 미 정부가 세율을 20%까지 올릴 수 있게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 조항은 '불공정 외국 세금'의 정의를 광범위하게 정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할 지를 결정할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번 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국가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의 새 입법 움직임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미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미국과 다른 국가들 사이의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캐나다의 디지털 서비스세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보복 가능성에 대해 "모든 나라는 자국의 이익과 조세 정책을 판단할 주권적 권리를 갖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1기 정부 때도 미 정부는 '디지털 서비스세' 부과 움직임을 보이는 9개 나라 및 유럽연합(EU)를 상대로 복복 조치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조 바이든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협상을 주도해 2021년 14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조세 협정을 체결했다.

새 조세 협정은 각국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멈추고 대기업에 대한 세금을 실질적으로 인상하는 한편 구글과 같은 기술 대기업에 대한 세금 부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21년 합의는 각국이 15퍼센트의 최저 세율을 도입함으로써 기업본사가 어디든 전 세계에서 올리는 수익에 대해 최소 15%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기업 본사 소재지가 아닌 상품과 서비스가 실제로 판매되는 국가에서 대기업들에 과세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합의는 기술적 쟁점 논란이 지속되면서 시행이 지연돼 왔으며 미 의회가 결국 합의의 핵심조항을 거부하기로 했다. 미국 기업들의 해외 수익에 대해 최소 15%의 법인세를 납부하는 세율 인상을 미 의회가 승인하길 거부한 것이다.

공화당은 외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갖게 만든다는 이유 등을 들어 새 합의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이번에 발의된 새 법안은, 이 합의를 시행하는 국가들의 기업들에 처벌적 조치를 부과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