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자국에 억류 중인 미국 공군 예비역을 석방하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 신호를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WSJ은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 릭 그리넬 특별임무 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이 카리브해 도서국가인 앤티카바부다에서 인질 조지프 세인트 클레어(33)를 인계받았다고 전했다. 세인트 클레어는 전세기를 타고 20일 오후 늦게 미국에 도착했다.

그리넬 특사는 전세기 안에서 'USA'라는 글씨가 새겨진 스웨터를 입은 세인트 클레어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세인트 클레어는 지난해 10월 콜롬비아 국경 부근에서 베네수엘라 보안군에 체포됐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3월3일 베네수엘라가 세인트 클레어를 포함해 9명의 미국인을 불법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자는 또 다른 미국인이 곧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인트 클레어 석방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는 미국, 온두라스에서 추방된 자국의 불법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송환되는 것을 허용했다. 이달 초에는 주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피신했던 야당 활동가 5명이 미국의 도움으로 출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 기업인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권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대해 관세 부과를 명령하며 마두로 정권에 타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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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현지에서 영업하는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서 계속 석유를 생산하고 수출할 수 있도록 사업권을 60일 연장했다. 업계는 셰브론의 사업권을 강제로 회수할 경우 중국 국영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부문에 대한 통제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내 일부 인사는 여전히 마두로 정권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인트 클레어는 2019년 전역하기 전까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군 복무를 했다. 그의 가족은 세인트 클레어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았디고 전했다. 가족은 세인트 클레어가 전역 후 법학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우울증 및 기타 증상으로 학업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세인트 클레어 부모는 아들 석방에 "소식을 갑자기 접했다"면서 "우리는 기쁨과 감사함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