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국산 자동차를 연간 72배나 더 수입해야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분석해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3차 장관급 무역 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지난 19일 미국과 해당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아카자와 료세이(赤?亮正) 경제재정·재생상이 이번 주 중 방미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관세 철폐를 위해 여러 가지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의 역수입,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닛케이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간 9조엔에 달하는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 삼고 있다.

신문은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를 해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수출을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 혹은 얼마나 수입을 줄여야 하는지를 분석했다.

일본 재무성의 2024년도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미 수출액은 21조6483억엔, 대미 수입액은 12조6434억엔이었다. 무역수지는 9조48억엔(약 86조5000억 원)의 흑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관세 협상에서 일본에서의 미국산 자동차 판매량이 적은 데 대해 불만을 표했다.

일본 무역통계에 따르면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 가격은 평균 933만 엔(약 9000만 원)이다. 2024년도에 일본에서 팔린 미국산 자동차가 약 1만3000대(중고차 등 승용차만)인 것을 감안하면, 흑자 해소를 위해서는 수입을 72배로 늘려야 한다.

자동차 업계 단체에 따르면 2024년도 일본 내 신차(경차를 포함한 승용차만) 판매량은 386만 대였다. 100만 대에 가까운 신차를 수입해 일본차를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판매대수 4대 중 1대는 미국차가 되는 셈이다.

현재 일본 내에서 판매되는 신차 가운데 미국차의 비중은 1%도 되지 않는다. 수입된 미국산 자동차에 붙는 관세가 없는데도 잘 팔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자동차 안전 기준을 재검토한다 하더라도 미국차 수입을 72배로 늘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쌀의 경우 연간 34만t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무역흑자 해소를 위해서는 현재의 190배에 가까운 6402만t을 수입해야 한다. 일본에서 생산, 소비되는 쌀의 약 8년치를 한꺼번에 수입해야 대미 무역흑자를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미국의 쌀 생산량은 700만t 정도에 불과해 그 많은 양을 (미국이) 생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옥수수로 대미 무역흑자를 해소하려 할 경우 2억3000만t을 사들여야 한다. 2024년도 1280만t에 비해 1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미국내 옥수수 생산량의 90%, 미국 내 소비량의 70%에 해당한다. 일본 소비량 15년치에 달한다. 실현되기 어려운 수치다.

일본이 수출을 줄여 무역흑자를 해소하는 방안도 있다. 노무라(野村)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및 철강에 대한 추가 관세가 유지되고, 일본에 대한 24% 상호 관세가 발표되면 일본의 대미 수출은 4조3000억 엔(약 41조36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무역흑자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도 0.7%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