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첫 무역협정을 타결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롤스로이스 등 고급 차량에 대한 관세는 내리고 바비인형 등 장난감에 대한 관세는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간) NBC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7.5%에서 10%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직후,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에 대해선 여전히 높은 관세를 유지하겠단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약 40%의 장난감을 중국에서 생산 중인 마텔은 생산 시설을 중국 외 다른 해외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지만, 미국으로 옮길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마텔의 이논 크레이즈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우리는 지난 7년간 중국 외 지역으로 생산을 옮겨왔고, 앞으로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필요한 경우 미국 내에서 가격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조는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은 해외에서 하고, 미국에선 디자인과 창의적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괜찮다. 그를 내버려 두면 우리는 그의 장난감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러면 그는 미국에서 장난감을 하나도 팔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은 마텔의 가장 큰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그 사람이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었는데, 나는 '저 사람을 너무 오래 임원으로 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세를 낮춘 롤스로이스에 대해선 미국 내 생산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롤스로이스보다 미국에 수천 대의 차량을 더 많이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레인지로버·랜드로버·재규어 등 고급 자동차 제조 업체도 이번 무역협정을 통해 기존 부과했던 25%의 관세에서 10%의 낮은 관세를 부과받는다.

트럼프는 "롤스로이스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을 것이며, 그들에게 그것을 요청할 생각도 없다. 이건 아주 특별한 차량이며 생산량도 매우 적다. 수백만 대의 차를 생산하는 대형 자동차 회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약 75%가 중국산으로, 장난감 산업은 중국 공급망에 가장 의존적인 산업 중 하나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일부 기업들은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배송을 중단하거나 상당한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유모차와 장난감 가격 상승의 영향을 거듭 부인해 왔지만,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유아용품에 대해 면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모차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휘발유 가격은 떨어진다는 뜻이다. 휘발유는 유모차다 다른 어떤 것보다 수천 배 더 중요하다"며 "11살짜리 예쁜 여자아이가 인형 30개를 가질 필요는 없다. 3개나 4개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