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순방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페르시아만을 '아라비아만'으로 개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AP는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페르시아만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둘러싸인 해역이다. 현재 이란 지역인 고대 페르시아 제국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16세기부터 사용됐으며, 국제사회에서도 페르시아만으로 통용되고 있다. 다수의 중동 국가는 '아라비아만'을 사용하며 개명을 요구해 왔다.

이란은 역사적 연계를 이유로 현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 구글이 지도에서 해당 수역 이름을 표기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 구글 지도에선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으로 표기하고 있다. 애플 지도에선 '페르시아만'으로만 표시된다.

미군은 수년간 성명과 이미지에서 해당 수역을 '아라비아만'으로 표기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 중인 2017년에도 이 해역을 '아라비아만'으로 지칭해 이란 반발을 샀다. 하산 로하니 당시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리학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비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국제사회에 강제되는 건 아니다. 미국 내에서 공식적인 용도로 변경된 이름을 사용할 수 있을 뿐, 다른 국가에 강요할 순 없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만'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개명한 바 있다. 한국 구글 지도에선 '멕시코만(아메리카만)'으로 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사우디와 카타르, UAE 등을 순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