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당인 노동당이 반트럼프 여론에 힘입어 판세를 뒤집으면서 반트럼프 정서가 이번 선거에도 영향이 미칠 지가 주목받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호주 총선은 중도 좌파 노동당에 맞서 보수 야당인 자유당·국민당 연합이 도전하는 구도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지난 1월 만해도 자유당·국민당 연합에 비해 지지율이 뒤졌다.

2022년 노동당 정부가 집권한 이후 극심한 물가와 집값 상승을 잡지 못해 '집권당 심판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판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장과 반트럼프 정서 확산으로 바뀌었다.

호주 총선에서, 2022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중국의 위협은 선거의 중요한 변수였다. 그러나 현재 호주에서는 중국보다 트럼프가 세계 질서에 더 큰 위협이라는 주장이 만연해 있다.

야당 연합을 이끄는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는 전직 경찰관 출신으로 다양한 부처 장관직을 역임했다. 그는 당내 우익세력과도 타협을 모르는 강경파로 평가된다.

애초 더턴 대표는 규제 완화, 정부 축소, 이민 제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가 '트럼프 따라하기 전략'을 구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는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따라 호주를 다시 위대하게 (Make Australia Great Again·MAGA) 구호흘 만들었고 일론 머스크가 창설한 '정부효율부(DOGE)'와 유사한 '호주판 DOGE' 설치를 공약했다.

이후 야당 연합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이어갔고, 결국 지지율 반전까지 일어난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집권 노동당이 단독 과반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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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수를 둔 것을 직감한 더턴 대표는 트럼프와 거리두기에 나섰지만,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그는 '테무 트럼프'라는 꼬리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나"라고 항변했다. 테무는 중국 전거상거래 업체인데 여기에는 저가의 짝퉁이나 복제품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중순 TV토론회에서는 "나는 트럼프를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앨버니즈 총리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마리야 타플라가 호주국립대 정치연구센터 소장은 현재 선거 판세를 '모르는 악마보다 아는 악마가 낫다'와 같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 정부가 무능하지만 변화하지 않고 그냥 있는 것이 오히려 불확실한 것보다 안전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타플라가 소장은 또 "트럼프는 (호주 국민이) 국기 아래 단결하도록 하는 효과를 냈고, 현재 지도자를 불리한 위치에서 유리한 위치로 전환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야당 연합이 패배하더라도 그 책임을 전적으로 트럼프에 돌릴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호주국립대 프랭크 본지오르노 교수는 "더턴 대표가 패배하더라도 그 책임을 전적으로 트럼프에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턴이 주도하는 야당 연합 캠페인은 준비가 부족했고, 유권자들의 분노가 변화를 원할 만큼 충분히 크다고 자만한 것도 (지지율 하락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호주 선거에서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유권자 수가 처음으로 베이비붐 세대를 넘어서는 것도 변수다.

집권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독 과반을 실현할 지는 3일 총선에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