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되는 듯했던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이 돌연 삐걱거리고 있다. 주말로 예정된 4차 협상이 연기되며 양측 입장차가 엿보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1일(현지 시간) 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미국·이란 간 4차 협상 연기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연기의 이유는 미국 정부가 회담에 대해 채택한 모순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대규모 복원했다. 이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이란과 새로운 합의를 모색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측은 지난달 12일과 19일 오만 무스카트, 이탈리아 로마에서 1·2차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 26일 오만에서 양측 전문가를 포함한 3차 고위급 회담을 했고, 오는 3일 로마에서 4차 회담을 앞두고 있었다.

이번 4차 회담 연기는 당초 기술적 이유로 알려졌다. 에스마일 바가리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회담 연기가 오만 외무부의 제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메흐르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미국 측이 회담의 전반적인 틀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2일로 예정됐던 유럽 3개국(영국·프랑스·독일)과 이란 측 회담 역시 연기됐다고 덧붙였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JCPOA 체결 당시 합류했던 국가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그간의 회담에서 미국 측에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 방어 능력과 관련해 일종의 레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메흐르는 아울러 "이란은 미국 측이 회담에 진지한지 여부에 관해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과 일정한 시한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핵 시설을 공습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해 왔다.

아울러 이날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산 석유 및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모든 국가·사람을 제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 메흐르에 "이란은 미국의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다"라며 "모든 기지가 이란의 조준선 안에 있다"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회담 날짜가 오는 7일이라는 보도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