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도 항의하고, 감독들은 퇴장당하고. 체크스윙을 둘러싼 현장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당장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시즌 후반기부터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현장의 불만 목소리를 인지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당장 올 시즌 도중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4일 "KBO에서도 최대한 빨리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도입하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후반기부터 당장 시작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구장마다 판독 카메라를 설치할 위치도 다르고, 구장의 특성 등 따져볼 것이 많다. 또한 관중석 쪽에 카메라를 설치해야 하는 만큼 현장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당장 제도 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KBO도 손을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KBO는 "현재 1군 9개 구장에 판독 카메라 설치는 진행하고 있다. 후반기에 들어가기 전에 설치 작업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후반기부터 시범 운영을 하는 것은 아니"라며 "실제 현장 판정과 비교해 보며 자체적으로 테스트만 먼저 해볼 계획이다. 테스트를 해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나온다. 현장의 불만과 요구는 알고 있지만, 당장 도입할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 체크스윙과 관련해 현장의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갈등은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도중 벌어졌다.

당시 삼성이 0-1로 뒤진 7회초 1사에 류지혁은 방망이를 돌리다가 멈췄으나 3루심은 스윙으로 판정, 삼진이 선언됐다. 박진만 감독은 더그아웃 앞에 나와 무언의 항의를 펼쳤다.

곧바로 이어진 7회말 두산의 선두타자 김재환은 삼성 불펜 배찬승의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돌리다가 멈췄다. 하지만 3루심은 볼을 선언했고, 결국 박진만 감독은 거센 항의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포수 강민호가 체크스윙 관련 불만으로 1루심과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5월31일 고척에선 8회초 두산 임종성의 체크스윙을 심판은 노스윙으로 판정, 볼넷이 선언됐고,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격렬한 항의 끝에 퇴장당했다.

이에 앞서 5월28일 잠실 한화 이글스-LG 트윈스 경기에서도 김경문 한화 감독이 체크스윙 결과에 항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심판들도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서로 간에 얼굴 붉힐 필요 없게 KBO가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빨리 도입했으면 좋겠다. 당장 하반기에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염경엽 LG 감독 역시 "팀에게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타자가 삼진이 되느냐 아니냐가 엄청 중요한 것"이라며 "늦어도 내년에는 도입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김 감독과 같은 의견을 내보이기도 했다.

KBO에 따르면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은 다음 시즌부터 1군 경기에 도입될 예정이다.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범 운영 중인 만큼, KBO는 퓨처스 경기를 예의주시하며 다음 시즌 1군 경기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체크스윙의 판정 기준이 관찰자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기 때문에 준비 없는 성급한 도입은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질 시즌 후반기부터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급하게 도입하기엔 오히려 예상치 못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한 제도인 만큼 정식 도입 전 충분한 검증을 거칠 필요가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원심의 상식적인 판단이다. 인간 심판으로서 이해 가능한 범주를 벗어나는 판정이 나오지 않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