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한스경제 류정호 기자]프로축구 K리그2(2부) 부천FC가 9년 만에 대한축구협회 코리아컵 4강에 올랐다.

부천은 2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 김포FC 원정 경기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부천은 울산 HD를 꺾은 광주 FC와 4강전에서 맞붙는다.

부천이 코리아컵 4강에 오른 건 지난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영민 부천 감독은 "8강에 진출한 이후 김포만 피했으면 했다. 이렇게 된 이상 베스트 11의 출전 등 여러 부분을 고민했다. 일단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선수들을 넣었다"며 "선제골이 어느 팀에서 나오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가 김포에 강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매번 한 골 차 치열한 승부를 겨뤘다. 4강에 올라 좋은 팀과 붙어서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가치를 올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고정운 김포 감독은 차분했다. 최근 김포가 논란의 중심에 선 까닭이다. 김포는 지난달 29일 하나은행 K리그2 2025 1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를 치렀다. 김포는 1-1 무승부를 거뒀지만 찝찝한 뒷맛을 남겼다. 후반 51분 인천 문지환에게 동점 골을 내주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문지환이 점프 후 슈팅한 뒤 오른발부터 착지하는 순간, 축구화 스터드부터 앞세워 몸을 날린 김포 골키퍼 손정현의 몸과 무릎이 부딪혔다. 이후 문지환은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인천은 지난달 30일 문지환의 검진 결과를 알렸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문지환은 스포츠 전문 정형외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오른쪽 무릎 전후방 십자인대 손상, 내외측 연골 손상, 내측부인대 손상 소견을 받았다. 수술 이후 복귀까지는 무려 12개월 전후가 예상되는 매우 큰 부상을 입었다.

경기 종료 후에는 또 다른 논란이 발생했다. 이번엔 박동진이 인천 벤치와 충돌했다. 욕설을 주고받았고 윤정환 감독과 언쟁을 하기도 했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는 팬들과 충돌했는데 신경질적으로 대응을 했다. 이에 박동진과 인천의 주장은 상반됐고, 양 구단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경위서를 제출한 상태다.

고정운 감독은 "박동진에게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선 징계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테이션할 선수가 없어 기존 멤버들을 넣었다. 또 홈경기니 힘을 뺄 수 없었다"며 "사실 추첨할 때 부천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컵 대회는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4강에 올라가도 부담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할 것이고, 최상의 결과는 90분 안에 끝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로테이션을 가동한 부천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갈레고, 이의형, 김동현이 김포 골문을 노렸다. 좌우 측면에 정호진과 티아깅요가 서고, 중앙에 카즈와 최재영이 포진한다. 수비진은 이상혁, 박형진. 백동규가 지켰다. 골키퍼 장갑은 김현엽이 꼈다.

김포 역시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논란의 중심' 박동진이 최전방을 책임졌다. 측면은 루이스, 조성준이 출전했다. 중원은 윤재운, 최재훈, 다자우마, 이상민이 지켰다. 수비진은 박경록, 채프먼, 김동민으로 꾸렸다. 골문은 윤보상이 지켰다.

전반 초반부터 부천의 페이스가 좋았다. 부천은 전반 5분 최재영의 득점으로 1-0으로 앞서 나갔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의형이 수비진의 끈질긴 수비를 받았으나 끝까지 공을 지켜냈다. 이후 이의형은 페널티박스 오른쪽까지 진입, 박스 밖에 위치한 최재영에게 패스를 건넸다. 최재영은 이를 놓치지 않고 침착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열어젖혔다.

부천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38분 김동현의 득점으로 2-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이번에도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득점이 나왔다. 김포 수비진이 공중볼을 미루는 사이 이의형이 공을 탈취했다. 이의형은 왼쪽 측면에서 침투하던 갈레고에게 패스를 건넸다. 갈레고는 페널티 박스로 쇄도하던 이의형에게 패스를 시도했으나 굴절됐다. 그 공은 김동현에게 떨어졌고, 김동현은 왼발로 공을 감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김포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전 초반 흐름은 기포가 주도했다. 후반 9분, 부천은 이상혁의 자책골로 2-1 추격을 허용했다. 왼쪽 측면에서 손쉽게 크로스를 허용했다. 평범한 크로스였으나 이상혁은 잘못 걷어냈고, 이 공은 그대로 골대로 흘러가면서 아쉽게 실점을 허용했다.

부천은 후반 19분 카즈와 이의형을 박현빈과 바사니로 교체하면서 변화를 줬다. 선수 교체는 효과를 봤다. 후반 28분, 바사니가 상대 페널티 왼쪽을 파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김포 수비진의 파울이 나왔고, 주심은 페닐티킥을 선언했다. 온필드리뷰(OFR), 끝에 원심이 유지됐으나 키커로 나선 몬타뇨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점수 차를 벌리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김포는 동점 골을 위해 김포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부천은 오히려 후반 52분 갈레고가 쐐기 골을 넣으면서 3-1 승리와 함께4강 진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