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2004년 10월 한국배구연맹(KOVO)이 설립했다. 그리고 2005년에는 프로배구 V리그의 첫 번째 시즌이 치러졌다. 시간이 흘러 KOVO와 V리그는 20주년을 맞았다. 10년이면 변한다는 강산이 두 번 변한 시간이다. 이제 KOVO는 새로운 V리그를 위해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2024-2025시즌이 끝난 뒤 V리그가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발단은 자유계약선수(FA) 제도다. 국가대표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인 표승주(33)가 FA 자격을 취득하고도 새 팀을 찾지 못하면서 은퇴를 결정했다. 여전히 좋은 기량을 보여 은퇴 결정은 모두가 깜짝 놀랄 일이었다. 일각에서는 '표승주가 은퇴당했다'는 표현을 쓸 정도다. 표승주의이적이 불발된 원인으로는 FA 선수 영입에 따른 보상금이 꼽힌다.

표승주처럼 A그룹 선수를 영입하려면, 영입하려는 팀이 직전 연봉의 300% 혹은 연봉 200%와 FA선수 포함 5인 보호 선수 제외한 선수를 지급해야 한다. 대부분 연봉 300%는 부담스럽기에 후자를 선택한다. 그러나 보호 선수에서 니즈가 맞지 않으면 협상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다 보면 표승주처럼 FA 기간 내에 재계약을 할 수 없고, 'FA 미아'가 된다. 또한 FA 이적을 하면 연봉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하다. V리그는 선수들의 경기력, 수준에 비해 고액 연봉이 즐비하다. 일부 선수들은 고액을 받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 들 정도다.

V리그의 FA 제도는 2007-2008시즌을 앞두고 여자부부터 도입됐다. 제도가 시행되면서 여러 차례 규정의 변화가 있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했다는 평이다. 과거의 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제2의 표승주'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래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변화는 필수다.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적을 위해 보상금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선수가 연봉을 높여 이적할 수도, 낮춰서 이적할 수도 있다. 현재 제도는 그런 여지조차 없다. 보상금의 존재로 선수를 영입할 팀도 부담을 느끼게 한다.

자연스럽게 샐러리캡도 줄여야 한다. 각 팀이 연봉 인플레이션으로 샐러리캡을 꽉 채우는 실정이다. 제아무리 모기업에서 예산을 받아 쓰는 입장이어도 건전한 재정을 바탕으로 한 프로팀 운영이 되지 않는다. 샐러리캡 축소로 선수들의 연봉을 낮출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엷은 선수층이 선수들의 연봉 인플레이션을 일으킨 요인으로 꼽는다. 대한배구협회의 2024년 등록 현황을 보면 18세 이하 팀은 전국적으로 남자 22개, 여자 18개 팀에 불과하다. 실력 있는 어린 선수들의 배출이 적다 보니 기존 선수들에게 고액 연봉을 줄 수밖에 없다는 구조다.

하지만 이는 20년 동안 프로팀들이 직무를 유기한 결과다. 프로팀의 기본 중 하나는 유소년 육성이다. 현재 V리그에 참가하는 남녀 14개 팀 중 엘리트 레벨의 유소년팀을 운영하는 팀은 한 곳도 없다.

유소년 육성은 당장의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크다. 선수 한 명에게 고액의 연봉을 지급하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미래 자원을 키워낼 수 있다.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완비된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매년 우수한 유망주들이 배출하고 있다.

V리그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고 있다.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현재도 없다. V리그의잔뼈가 굵은 한 베테랑 선수가 "우리는 연봉만 프로고 시스템은 여전히 아마추어"라고 말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