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토종 에이스' 박세웅(30)의 시즌 초반 기세가 좋다. 7경기에서 6승(1패)을 쓸어 담으면서 16년 만의 롯데 소속 다승왕 탄생 기대감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올 시즌 롯데의 봄은 뜨겁다.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면서 선두권 경쟁을 이어 나가고 있다. 1일 오전 기준 18승 1무 13패(승률 0.581)로 4위다. 롯데 상승세에 앞장서는 선수는 선발 투수 박세웅이다. 올 시즌 팀 승리의 3분의 1을 책임지며 에이스 투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박세웅은 지난 시즌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에 머물렀다. 토종 에이스 투수라고 언급되기에는 아쉬운 성적이었다. 올 시즌 첫 경기도 불안했다. 지난 3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2-10 패)에서 5이닝 동안 홈런을 3방이나 허용하면서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시즌 2번째 등판부터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같은 달 29일 부산 KT 위즈전(3-1 승)에서 6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면서 감을 잡았다. 이후 지난달 5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6-1 승), 11일 부산 NC 다이노스전(7-5 승), 17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7-1 승), 24일 부산 한화 이글스전(5-3 승), 고척 30일 키움전(10-9 승)까지 연달아 5경기에서 승수를 쌓았다. 4월에 벌써 6승(평균자책점 2.95)을 마크하면서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박세웅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2022시즌(10승 11패) 이후 3년 만에 개인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커리어 하이였던 2017시즌 12승(6패) 이상의 성적도 노려볼 법하다. 15승 이상을 기록하면 다승왕 타이틀에도 도전할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곽빈(26·두산 베어스)과 원태인(25·삼성 라이온즈)이 15승으로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만약 박세웅이 다승왕에 오르게 되면 롯데 출신으로 6번째이자, 16년 만의 롯데 소속 다승왕이 된다. 롯데는 지난 2009년 조정훈(40)이 14승으로 아퀼리노 로페즈(50·당시 KIA 타이거즈), 윤성환(44·당시 삼성)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오른 이후 이 부문 시즌 최고의 선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다승왕 기대감을 끌어 올리는 요인 중 하나는 박세웅의 살아난 '닥터 K' 본능이다. 그는 올 시즌 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적절히 배합, 상대의 스윙을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쌓는다. 17일 키움전에서는 탈삼진 12개를 솎아내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2022년 5월 NC전 10개)을 경신하기도 했다. 박세웅은 1일 오전 기준 탈삼진 53개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26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