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한스경제 류정호 기자]프로농구 창원 LG가 11년 만에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 진출했다.

LG는 28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6-74로 제압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전적 3승을 달성, 역대 프로농구 4강 PO에서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100% 확률을 이어갔다. LG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 SK-수원 KT 승자와 올 시즌 마지막 시리즈를 치른다.

LG는 양준석이 17득점, 칼 타마요가 16득점으로 활약했다. 아셈 마레이는 16득점 18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게이지 프림이 19득점 14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번 대결은 '쌍둥이' 사령탑 간의 대결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경기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형' 조상현 LG 감독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조상현 감독은 "지난 1~2차전과 같은 복장으로 3차전에도 나선다. 선수들이 상황에 따라 도움 수비를 어떻게 할지 판단하는 능력도 좋아진 것 같다. 현대모비스가 속공이 워낙 좋은데, 파울을 적절히 이용해달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상대를 1쿼터에서 20점대 초반으로 묶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동생'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차분했다. 조동현 감독은 1~2차전 패전 원인을 묻자 "LG의 수비 에너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 같다. LG의 수비 에너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3차전에 임하는 각오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는 말고, 기본으로 다시 돌아와서 수비적인 부분에 좀 더 신경 쓰자고 했다. 선수들에게 '나중에 라커룸에 돌아와서 고개 숙이고 후회하지 말고, 코트에서 전부 쏟아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1~2차전을 모두 따내며 여유를 가지고 3차전에 임한 LG지만 경기 초반은 쉽지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모비스는 LG를 강하게 압박했다. 1~2차전은 높은 슛 성공률을 바탕으로 승리를 따낸 LG였으나, 1쿼터 슛 성공률은 33%에 불과했다. LG는 1쿼터를 15-17로 뒤진 채 끌려갔다.

2쿼터에도 흐름은 비슷했다. 하지만 차츰 슛 성공률을 끌어올렸다. LG는 2쿼터를 20-22로 뒤졌지만, 슛 성공률 57%를 기록하며 조금씩 격차를 좁혀갔다. LG는 35-39로 전반전을 마쳤다.

3쿼터에 돌입하자 LG는 기세를 올렸다. 슛 성공률 53%로 45%에 그친 현대모비스를 크게 앞섰다. 양준석과 마레이는 3쿼터에만 각각 9득점과 6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LG는 22-19로 3쿼터를 따내면서 57-58, 1점 차로 4쿼터를 맞이했다.

LG는 4쿼터 초반 양준석의 3점과 마레이의 2점으로 62-58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66-64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양준석의 2점 슛 성공으로 68-64로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마레이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하면서 70-66까지 앞선 LG는 마레이의 스틸에 이어 유기상이 2점 슛을 성공하면서 72-66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LG는 74-74 상황에서 마레이가 종료 3.5초 전 극적인 레이업 슛을 성공, 76-74 승리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