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빠른 농구를 지향하는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가 정규리그 우승도 역대 가장 이른 시점인 46경기 만에 달성했다. 37승 9패를 기록한 선두 SK는 2위(28승 17패) 창원 LG 세이커스와 승차를 8.5경기로 벌리며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상금 1억 원)을 확정했다.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정상 고지를 밟은 SK는 2011-2012시즌 원주 DB 프로미(47경기·당시 동부)를 제치고 이 부문 역대 최소 기록을 작성했다. SK가 KBL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쥔 건 2012-2013시즌과 2021-2022시즌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비결로는 전희철 감독의 현미경 분석과 선수단의 밸런스가 꼽힌다.

전희철 감독은 평소 미디어 사전 인터뷰를 가장 오래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그만큼 상대 팀에 대한 디테일한 분석을 하고 세부적인 수치까지 머릿속에 담아 취재진에게 전하는 스타일이다. 전력분석원 출신으로 디지털과 영상 분석에 강점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경기 상황 전개에 따라 임기응변도 신속하게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상대 팀에 3점슛을 평균 몇 개 정도 허용했을 때 승리하기 수월하다든지 등 대응 전략을 확실히 알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현역 시절 후반기(2004~2008년)를 SK에서 보냈고, 이후 전력분석코치와 사무국 운영팀장 등 프런트 업무들까지 수행하며 구단 살림을 책임졌던 만큼 팀 내부 사정에 밝다. 그에 따른 탁월한 선수단 장악 능력도 전희철 감독의 강점이다.

물론 전희철 감독의 전술을 코트 위에서 구현하는 건 선수들의 몫이다. SK 선수단은 국내외 선수 간 기량 격차가 크게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밸런스가 좋다. 내외곽의 조화도 남다르다. 김선형과 오재현, 안영준, 오세근, 자밀 워니 등 빈틈이 없다.

김선형과 안영준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을 벌일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다. 베테랑 김선형은 올 시즌 43경기에 출전해 평균 30분52초를 뛰면서 13.5득점 3.3리바운드 4.6어시스트 1.5스틸을 올렸다. 안영준은 44경기에 나서 평균 34분17초를 소화하면서 14.5득점 6.0리바운드 2.7어시스트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선형은 2013년과 2023년에 이어 3번째 MVP 수상을 노리고 있고, 안영준은 생애 첫 수상 기대감에 부풀었다. 안영준은 "(정규리그 우승을 했으니) MVP 수상도 욕심이 난다"며 "제 경우 기록만 봐선 안 된다. 수비에서도 강점이 있다. 수비를 하면서 동시에 공격도 하는 게 정말 힘들다. 제 강점을 잘 봐달라"고 강조했다.

워니의 공헌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SK가 치른 46경기에 모두 나서 평균 34분25초를 뛰며 23.5득점 12.3리바운드 4.5어시스트 1.5스틸 1.0블록을 기록하는 가공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리그에서 평균 출전 시간과 득점, 누적 필드골 성공(456개), 평균 수비 리바운드(9.8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라운드 MVP 4개 중 3개는 워니가 차지했다. 2015-2016시즌 라운드 MVP 제도가 생긴 이후 단일 시즌에 3차례나 이 상을 받은 건 워니가 처음이다. 아울러 이미 외국인 정규리그 MVP를 3차례(2020·2022·2023년) 받아 이 부문에서 조니 맥도웰, 라건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올 시즌 수상 시 최다 수상 역대 단독 1위로 도약한다.

정규리그 MVP 출신 국내외 선수만 3명(김선형·오세근·워니)에 리그 최고 반열에 오른 안영준까지 고려하면 SK는 '슈퍼팀'이라 해도 무방하다.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는 SK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상에 설 경우 2021-2022시즌에 이어 3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