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서 패한 아산 우리은행이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으려면 '김단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1위(21승 9패)로 봄 농구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는 청주 KB를 시리즈 전적 3-2로 격파하면서 챔피연걸정전에 올랐다. 기세를 몰아 안방에서 챔피언결정전 첫 승을 따내고자 했으나, 수포가 되었다. 우리은행은 17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부산 BNK에 47-53으로 졌다.

역전패라 더 뼈아프다. 이날 우리은행은 2쿼터 한 때 16점 차까지 점수 차이를 벌렸다. 하지만 후반 들어 BNK의 추격을 막지 못했다. 결국 4쿼터에 리드를 내주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역대 챔피언결정 1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72.7%(33회 중 24회)다. 더군다나 우리은행은 홈에서 경기를 내주고 시리즈를 시작한 터라 부담이 더 커졌다.

우리은행은 에이스인 김단비에게 너무 의존하다 발목을 잡혔다. 이날 김단비는 20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승부처였던 4쿼터에 체력 저하를 보이면서 2득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사이 동료들도 침묵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4쿼터에 5득점을 내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은 2차전까지 내 줄 경우 벼랑 끝에 내몰린다. 역대 챔피언결정 1, 2차전을 패한 팀이 우승한 경우는 없었다. 우리은행이 2차전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김단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우리은행은 1차전에서 김단비 외에 두 자릿수 득점이나 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정규리그와 PO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으며 지칠 대로 지친 김단비에게 4쿼터 내내 공격과 수비를 맡길 수는 없다. 심성영, 박혜미, 이명관, 미야사카 모모나 등 다른 선수들이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쳐줘야 한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김단비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내내 우리가 안고 가는 부분이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하는 건 힘들 수밖에 없다. 김단비에게 패배의 책임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아쉬워할 수만은 없다. 2차전은 총력전을 펼쳐서 꼭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BNK의 2차전은 18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