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이 어느덧 폐막을 앞둔 가운데 대한민국의 메달 순위 2위 수성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한국 선수단은 12일 현재 금메달 12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12개로 중국(금31·은25·동22)에 이은 종합 2위에 올라 있다. 3위(금6·은7·동11) 일본과 격차가 커 2위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대회 전 대한체육회가 기대한 목표치인 금메달 11개, 은메달 7개, 동메달 20개(총 38개)와 비교하면 금메달 수는 이미 넘어섰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는 만큼 한국 선수단은 다양한 기록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은 11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정재원, 박상언과 함께 3분47초99의 기록으로 중국(3분45초94)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한국 선수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금메달 7개와 은메달 2개로 쇼트트랙의 김동성(금3·은3·동2)을 넘어섰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2018 평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은 이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까지 5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같은 날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가 따낸 금메달도 의미가 컸다. 그는 바이애슬론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22분45초4의 기록으로 정상에 섰다. 이전 대회까지 은메달(2003년 아오모리 대회 남자 계주)이 최고 성적이었던 한국 바이애슬론의 사상 첫 금메달이다. 아울러 대한바이애슬론연맹이 압바꾸모바의 귀화를 추진한 지 9년 만의 쾌거이기도 하다.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은 선수단의 대회 선전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는 한국 쇼트트랙 선수로는 22년 만에 동계아시안게임 3관왕(여자 500ｍ·1000m·혼성 계주 2000m)에 올랐다.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출전 역사에서 한국 선수가 단일 대회 금메달 3개를 획득한 건 김기훈(1990년 삿포로), 채지훈(1996년 하얼빈),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003년 아오모리) 등 3명뿐이었다. 쇼트트랙 4관왕은 아직 없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동계 아시안게임 기록을 4차례나 작성했다. 8일 여자 500ｍ 예선에서 43초321를 찍어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판커신(중국)이 작성한 동계 아시안게임 기록(43초371)을 8년 만에 다시 썼다. 결승에선 42초885로 기록을 더 단축했다. 9일 여자 1000ｍ 준결승에선 1분29초835의 1위 기록을 냈는데 이는 심석희가 2017년 삿포로 대회 때 쓴 동계 아시안게임 기록(1분30초376)을 단축했다. 이어 여자 1000ｍ 결승에서 1분29초637로 다시 신기록을 썼다. 최민정은 귀국 인터뷰에서 "웨이트트레이닝 시 무게도 많이 올렸고 지상과 빙상 모두에서 많이 훈련해 초반 가속을 붙이는 구간에서 속도를 많이 올릴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걸린 9개 금메달 중 6개를 따내며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최다 금메달 획득 타이를 기록했다. 1999년 강원 대회와 2003년 아오모리 대회에서도 6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