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여성으로 성전환 선수의 스포츠 경기 참가를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여성 스포츠에서의 남성 선수 배제(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s)'라는 행정명령을 했다. 그는 행정명령을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 선수가 주위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성전환자의 여성 경기 출전을 허용한 각급 학교에 모든 연방 지원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미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식 때도 "성별은 남성과 여성 2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하기 전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 모든 학교는 남자가 여성스포츠팀에 참여나 (여성) 라커룸에 침범하면 '타이틀 9' 위반으로 조사받고 연방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반대로 성전환 학생의 여성스포츠팀 참여 금지를 '타이틀 9' 위반으로 간주했다. '타이틀 9'는 1972년 리처드 닉스 전 대통령이 서명한 연방법으로 연방 기금을 받는 학교 및 기타 교육 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을 금지한다.

행정명령 시행으로 3년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릴 2028 LA 올림픽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행정부는 LA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때리고 폭행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틴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미국에 입국하려는 여성 선수라 속이는 남자 선수의 비자 신청을 거부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IOC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참가 선수의 성비가 50대50을 이뤄 사상 최초의 양성평등 올림픽이라고 알렸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렌스젠더인 로렐 허바드(뉴질랜드)가 역도 종목에 출전했다. IOC는 트렌스젠더 선수의 출전은 각 종목 단체의 자율에 맡긴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LA 올림픽에서는 출전 자체가 원천 봉쇄될 분위기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남자 선수의 여자 선수 폭행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여자 복싱 66㎏급 이만 칼리프(알제리)와 57㎏급 린위팅(대만)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선수들은 태어날 때부터 여성이었고 여권에도 여성으로 되어 있다. 다만 두 선수의 성별 논란은 끝이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