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레전드 방수현이 후배 안세영의 목소리에 공감하며 한국 배드민턴 협회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세영은 5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목에 땄다.

시상식을 마친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안세영은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대해 실망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의 관계가 계속 이어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부상 과정과 대표팀의 대처에 대해 많은 실망을 했다"며 "나중에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하며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은 피했다. 이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의 부상과 그 이후의 대처 과정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안세영은 대표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부상을 겪는 동안 대표팀에 대한 실망이 컸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처음에 오진이 나던 순간부터 계속 참아가며 경기했지만, 재검진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서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오늘의 성과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은퇴 여부에 대해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줄지 모르겠다"라며 회피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선수에게 불공평하다"라며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선수 자격을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안세영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면서 은퇴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선수들이 보호받고 관리되어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다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세영이 금메달을 획득한 순간, 방수현은 파리 현장에서 직접 축하의 말을 전했다.

방수현은 "내가 올림픽 결승전을 치를 때보다 더 긴장한 것 같다. 너무 감개무량하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안세영의 경기를 지켜보는 동안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안세영과 배드민턴협회를 둘러싼 불화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방수현은 "사실 우리 협회도 좀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번에 서승재, 채유정도 살인적인 경기를 소화했으니 선수들을 잘 보호해야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단언했다.

방수현은 선수들의 몸 상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고려한 보다 나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수현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국내 유일의 선수로,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1996 전영오픈 우승 등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군림해왔다.

그는 한국 단식 선수로는 유일하게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바 있다.

안세영의 금메달과 방수현의 지적은 한국 배드민턴계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의 목소리가 앞으로의 배드민턴 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