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궁사에서 올림픽 3관왕까지… 임시현은 어떻게 양궁 여제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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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궁사에서 올림픽 3관왕까지… 임시현은 어떻게 양궁 여제가 됐나

한스경제 | 2024.08.04 |

양궁 임시현.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까지 차지한 '양궁 여제' 임시현(21)은 근성과 긍정으로 똘똘 뭉친 선수다.

임시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활을 잡았다. 어릴 때는 촉망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양궁을 시작한 이후 6년 동안 전국대회 정상에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양궁 선수들 중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무명 궁사였던 임시현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5위를 기록해 첫 태극마크를 달기 시작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단체전,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하면서 단숨에 '양궁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서 양궁 3관왕이 탄생한 건 37년 만의 일이었다.

정상의 맛을 본 임시현은 자만하지 않았다. 연습벌레인 그는 오히려 훈련량을 늘렸다. 아침과 낮 훈련을 거르지 않았고, 다른 선수들이 쉴 때도 밤늦게까지 훈련에 매진했다.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근성을 앞세워 하루도 활을 놓지 않고 피와 땀을 흘리며 독하게 노력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영국 메건 해버스와의 16강에서 한국 임시현이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올해 임시현은 국제 대회 우승보다 더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기록하며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섰다. 이후 파리 올림픽 첫 경기부터 세계 신기록을 써냈다. 지난달 26일(이하 한국 시각) 대회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서 총점 694점을 획득하며 올림픽 신기록이자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단체전에서도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에이스다운 실력을 뽐냈다. 임시현은 지난달 29일 전훈영(30), 남수현(19)과 함께 올림픽 여자 단체전 10연패 신화를 써냈다. 이어 3일엔 김우진(32)과 혼성 단체전 금메달까지 합작했다.

같은 날 펼쳐진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임시현은 마침내 3번째 왕관을 썼다. 남수현을 7-3으로 꺾고 대회 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이 탄생한 건 혼성전이 처음 도입된 2020 도쿄 대회 안산(23)에 이어 임시현이 2번째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영국 메건 해버스와의 16강에서 승리한 한국 임시현이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3관왕 도전의 무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임시현은 그 부담을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이겨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한국 선수와 경기해서 한 명은 올라가니까 영광이고,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조금 더 재밌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단체전과 혼성전은 결과에 집중했다. 반면 개인전은 과정에 집중하면서 즐겁게 경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양창훈(54) 양궁 대표팀 감독도 임시현의 강점으로 '긍정'을 꼽았다. 양 감독은 "예민한 게 없는 선수다. 성격 자체가 약간 낙천적이다. 덤벙대지 않으면서도 꼼꼼하기까지 하다"고 칭찬했다.

임시현의 다음 목표는 '꾸준함'이다. 그는 "김우진 선수의 장점이 꾸준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정도 위치에서 꾸준함을 가질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몇이나 되겠나. 앞으로 계속 (김우진 선수를)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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