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가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바이에른 뮌헨 대 토트넘 훗스퍼와의 경기서 하프타임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뉴진스는 축구장 잔디보호를 위해 축구화를 착용하는 센스를 선보였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8.03.걸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가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바이에른 뮌헨 대 토트넘 훗스퍼와의 경기서 하프타임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뉴진스는 축구장 잔디보호를 위해 축구화를 착용하는 센스를 선보였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8.03.

[한스경제=김성진 기자]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로 진행된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의 하프타임에 대표적인 K-POP 걸그룹 트와이스가 공연했다. 트와이스는 히트곡 메들리를 열창하며 6만3000여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공연을 보는데 시선을 사로잡은 하나가 있었다. 트와이스 아홉 멤버가 흰색의 축구화를 신고 있었다. 더 자세히 보니 공연을 함께한 백댄서들도 축구화를 모두 착용했다.

3일 뒤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의 경기에서는 대세 걸그룹 뉴진스가 나섰다. '뉴진스도 축구화를 신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맞았다. 뉴진스 다섯 멤버와 수십 명의 백댄서들은 모두 맞춘 듯 핑크색의 축구화를 신고 있었다.

'축구화를 신은 게 대단한 일이냐'고 생각할 수 있다. '당연히 축구장이니 공연 참가자들도 축구화를 신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축구장 잔디 위에서 공연한 이들 중 축구화를 신은 이는 흔하지 않았다. 잘해야 운동화였다.

임영웅과 백댄서들이 축구화를 신고 FC서울 홈경기 하프타임 공연을 펼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임영웅이 FC서울 홈경기 시축 및 하프타임 공연을 할 때 축구화를 신었고, 올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할 때는 잔디가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무대를 꾸몄다.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콘서트가 잔디 위에 보호 매트를 설치하고 좌석을 설치해 티켓 판매를 한다. 임영웅은 그것을 포기했다. 티켓 판매를 통한 수익보다 잔디의 실제 주인인 축구와 팬들을 위한 배려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최상의 상태를 자랑했다. 하지만 급하게 진행됐던 잼버리 K-POP 콘서트 이후 잡초가 됐다. 복구를 거듭했지만 여전히 경기장 곳곳은 보수 공사의 흔적이 남았다. 양탄자 같았던 경기장 잔디가 단 한 번의 무계획 콘서트로 넝마가 됐고 1년이 지나도록 회복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고 답답했다.

트와이스가 축구화를 착용하고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하프타임에 공연을 펼쳤다. /쿠팡플레이 제공

트와이스와 뉴진스의 축구화는 인식의 변화를 의미한 셈이다. 공연을 하는 데 있어 축구화는 불편할 수 있다. 게다가 처음 신는 이들은 그 축구화 특유의 딱딱함에 발이 아파질 수 있다. 그런데도 축구화를 착용한 데는, 경기장의 주인인 축구, 관중 그리고 잔디에 대한 존중이라 하겠다.

김성진 스포츠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