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이 병원장으로 있는 병원이 환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병원의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및 격리·강박 조치가 부당했다고 판단, 병원장인 양재웅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수사의뢰했다. 경찰이 수사를 중지했던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의료과실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양재웅 병원, 환자 사망 논란… 인권위, 검찰에 수사의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방송인 양재웅이 병원장으로 있는 병원이 환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병원 측이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고, 환자에게 부적절한 격리 및 강박 조치를 시행했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5월, 양재웅이 운영하는 경기도 부천의 병원에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받던 여성 박씨가 입원 17일 만에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유족들은 병원 측이 환자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며 유기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양재웅과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수사 중지됐던 사건, 인권위 개입으로 재조명

박씨의 사망 이후 경찰은 대한의사협회(의협)에 감정 자문을 의뢰했지만, 회신이 지연된다는 이유로 올해 1월 중순 수사를 중지했다. 경찰수사규칙 98조에 따르면, 의료사고와 같은 사건은 전문가 감정이 필요할 경우 수사를 중지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전문기관들은 경찰이 의협에만 감정을 의뢰한 것은 공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사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독립적인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경찰의 수사 중지 결정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인권위가 해당 사건을 조사한 결과, 병원 측이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정황이 발견됐다. 인권위는 이를 검찰에 수사의뢰하며, 환자의 부당한 격리 및 강박 조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환자 격리·강박 논란… "사망 전날까지 심각한 상태 방치"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박씨는 입원 기간 동안 총 4차례 격리됐고, 2차례 강박 조치를 받았다. 특히 사망 당일 새벽에도 강박 상태에 있었고, 이후 119 구급대원 출동 후에야 격리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당시 박씨는 이미 의식이 없었으며, 맥박·혈압·호흡이 모두 측정되지 않는 상태였다.

인권위는 박씨가 사망 전날부터 배변 장애를 겪으며 위중한 상태였고, 주치의를 포함한 병원 관계자들이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진료를 하지 않고 격리 및 강박 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직 의사가 사망 전날과 당일 단 한 차례도 회진을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양재웅, 국정감사 출석 "병원 과실 인정 어렵다" 주장

양재웅은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병원 측의 과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유족들에게 "병원을 믿고 환자를 맡겼는데 안전하게 회복시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다만, 병원 운영 및 진료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번 사건이 의료 과실로 인정될지, 병원 측의 방어 논리가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