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홍지연 기자 =검찰이 음주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한 혐의로 기소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4)씨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가운데 양측이 모두 항소해 진행된 재판에서도 검찰은 동일한 형량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3부(김지선 소병진 김용중 부장판사)는 1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피고인의 행위가 중대하고 책임을 회피할 우려가 크다"며 "1심에서 선고된 징역 2년 6개월보다 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고 후 도주… 검찰 "책임 회피 행위"

김씨는 지난해 5월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반대편 차로에 있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자신의 매니저에게 허위로 자수하게 한 혐의(범인도피교사)도 적용됐다. 사고 당시 김씨는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지만,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아 음주운전 혐의는 별도로 적용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며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도 책임을 회피하려 했으며, 반성의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과 김씨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사고 당시 음주 상태였던 것은 인정하지만, 운전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는 아니었다"며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가 '술타기'(사고 후 음주를 통해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방해하는 수법)를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며 변론을 이어갔다.

최후진술에서 김씨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피해자분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서울구치소에서 지난 시간을 반성하며 보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5일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