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내부에서 익명 커뮤니티를 통한 집단 괴롭힘 문제가 불거졌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일부 의사들이 특정 커뮤니티에서 신상 정보가 공개되고 비난을 받으며 극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서울 한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일반의 A씨는 지난 1일 자신의 블로그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 의사 커뮤니티에서 실명을 포함한 신상 정보가 공개되고 허위사실과 모욕, 협박 등으로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자신이 서울대병원 소아과에서 수련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현재는 경제적 이유로 2차 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특정 익명 커뮤니티에서 지난달 7일 근무를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왔다. A씨는 신상을 묻는 글이 올라온 데 이어 실명이 공개되었고, 이후 "배신자", "부역자" 등으로 불리며 동료 의사들로부터 강도 높은 비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댓글 중에는 부모를 비하하는 욕설과 모욕적인 표현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A씨는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이후 의료계 내부에서 수련병원을 떠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강한 비난 여론이 있었다"며 "경제적 여건상 선택지가 없어 근무를 시작했을 뿐인데 이유 없이 공격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비난을 넘어 극단적인 사이버 폭력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A씨가 캡처해 공개한 커뮤니티 글에서는 "동료 등에 칼을 꽂는다", "선배들의 원한을 떠안고 갈 텐데 멀쩡히 수련받을 수 있을 것 같나" 등의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 일부 글에서는 A씨의 부모를 언급하며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냈다. A씨는 이러한 댓글들이 정신적 고통을 야기하며 일상생활과 근무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갈등은 의료계에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이후로 발생한 내부 분열과 관련이 깊다.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발표하자, 전공의들은 이를 반대하며 대규모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일부 전공의들이 수련을 계속하거나 의료 현장을 지키기로 하면서 동료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A씨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또한 문제의 커뮤니티에 공식적으로 항의 메일을 보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커뮤니티 내에서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강경한 여론에 의해 묵살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커뮤니티의 조치와 경찰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계 내부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한 사직 전공의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동료 의사와 의대생들의 명단, 소속 병원, 진료과목 등을 익명 커뮤니티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이러한 명단을 '감사한 의사 리스트'라 비꼬며 총 26회에 걸쳐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의료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던 전공의들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사직이 확정된 전공의 중 50% 이상이 다시 의료 현장으로 복귀했지만, 수련병원으로 돌아간 비율은 10%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련병원 내부에서도 여전히 갈등과 반목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의료계 내부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A씨는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했으며,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관련 수사를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익명성이 보장된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집단 괴롭힘 문제는 단순한 온라인 폭력을 넘어 직업적, 심리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A. 서울 한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 중인 A씨가 피해자로, 신상 공개와 비난을 포함한 집단 괴롭힘을 폭로했습니다.

A. 보건복지부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련 사항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A. 익명 커뮤니티를 통한 괴롭힘은 의료계 내부의 갈등과 반목을 보여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