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정수현 인턴기자]멕시코 마약 카르텔 분쟁 지역에서 시신 20구가 무더기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시신은 머리가 없는 상태였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서부 시날로아주(州) 중심도시인 쿨리아칸 지역 15번 고속도로 주변에서 시신 20구가 발견됐다. 멕시코 검찰은 "16구는 도로변에 버려진 화물차 안에 포개져 있었고 나머지 4구는 머리가 없는 상태로 고속도로 다리 위에 내걸려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모든 시신에서 총상 흔적을 확인했다. 현장에는 특정 카르텔 파벌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도 함께 발견됐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을 "올해 들어 가장 끔찍한 범죄 정황"으로 보도했다. 시신이 발견된 쿨리아칸은 악명 높은 '마약왕' 엘 차포(호아킨 구스만)이 이끌던 시날로아 카르텔의 근거지다. 현재도 마약 밀매 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 당국은 이번 사건이 시날로아 카르텔 내부 분파 간 유혈 충돌의 결과로 보고 있다. 최근 주요 조직원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졌고 이를 틈 타 엘 차포의 아들들이 이끄는 '로스 차피토스'와 경쟁 세력 '로스 마요스' 간 주도권 다툼이 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시날로아주에선 손이 결박된 시신에 솜브레로나 피자 상자 등이 얹힌 시신이 방치되는 등 상징적 보복 행위도 잦아졌다. 피자와 소모자로스는 각기 다른 카르텔 세력을 상징하는 비공식적 표시로 해석된다.

폭력 사태의 배경에는 또 다른 지도자 이스마엘 '엘 마요' 잠바다의 송환이 있다. 그는 엘 차포 측에 납치돼 미국으로 넘겨졌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후 양측 간 유혈 충돌로 1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리시아노 카스트로 시날로아주 대변인은 "이번처럼 규모가 큰 폭력 사태에 맞서기 위해 범죄 대응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군과 경찰이 협력해 지역의 평화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2006년 마약과의 전쟁 이후 약 48만명이 범죄로 사망했다. 12만 명 이상은 실종된 상태다. 정부는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으나 반복되는 대형 사건에 실효성 논란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