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로 인해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된 가운데, 이스라엘 금융시장이 놀라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직후, 이스라엘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전쟁 중 매수' 심리를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의 대표 지수인 TA-125는 이날 하루 동안 1.8% 상승해 2,919.62포인트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해당 지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 약 8%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주요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와 함께 대형주 중심의 TA-35 지수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이날 1.5%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이스라엘 주식시장은 지정학적 충돌 속에서도 오히려 투자자 유입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 통화인 셰켈화는 미국 달러와 유로 대비 강세를 보이며 환율 안정세를 이어갔다. 또한 이스라엘 국채 가격도 이날 0.2% 상승해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텔아비브 일부 지역에 물리적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는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 배경에는 이스라엘 금융시장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국내 투자자들은 반복되는 지역 분쟁에 익숙해 단기적 충돌보다는 중장기적 기회를 중시하는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GDP 성장세 낙관론 유지해

실제로 이전 전쟁 때도 이스라엘 증시는 주가가 단기 급락한 후 빠르게 회복된 전례가 있다.

특히 이번 미국의 공습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고 장기적으로는 중동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의 적대 세력이 약화된 가운데,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이 축소될 경우 외국 자본의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전쟁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경제 역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가자지구 분쟁 이후 예비군 대규모 동원, 팔레스타인 노동자 취업 제한 등으로 노동 공급이 위축된 상태이지만, 국내 총생산(GDP)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견조한 경제 분위기는 이스라엘 자산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유지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낙관론이 과도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란이 단기적인 군사 충돌을 넘어 핵 개발 재개나 하마스 등 대리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이스라엘군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은 "우리는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공개 발언하며 신중론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