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모델과 하룻밤을 보낸 후 성폭행 누명을 쓴 소방관의 사연이 전해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8일 JTBC '사건반장'은 올해로 19년 차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 제보자 남성 A씨의 사연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2021년 3월, 지인 소개로 상당한 미모의 한 외국인 여성을 알게 됐다. 이 여성은 여러 광고에 출연한 모델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는 등 시간을 보내며 친하게 지냈다.

그해 11월, 어느 날 A씨가 술을 마시자고 연락하자, 여성이 A씨 집 근처로 왔다. 두 사람은 식사하고, 술을 마신 뒤 여성의 제안으로 함께 숙박업소에 가서 잠자리를 가졌다. 이후 함께 순댓국까지 먹고 헤어졌다.

그런데 며칠 뒤 A씨는 지인들을 통해 여성에 관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이 여성에게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으며, 여성은 성병에 걸린 상태라는 것.

A씨는 여성이 성병에 걸린 것과 이미 남자 친구가 있는 사실을 숨겼다는 것에 화가나 "상해죄로 고소하겠다"라고 협박했다. 그러자, 여성은 되레 지인들에게 "A씨가 나를 성폭행하고 협박했다"라며 A씨를 강간범이라고 소문을 퍼뜨렸다.

결국 두 사람은 명예훼손, 모욕, 협박, 스토킹, 성폭행 등 각종 고소전을 펼치면서 법정 공방에 들어갔다.

A씨는 여성과 찍은 사진, 영상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등을 삭제한 상태였는데, 두 사람이 잠자리를 가진 지 1년 7개월께 뒤인 2023년 6월, 경찰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사받았다. 이때 A씨는 포렌식을 통해 메시지, 사진, 영상 등을 대부분 복구했다.

복구한 영상에는 숙박업소에 가기 전, 여성이 인형 뽑기를 하면서 웃는 등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또 두 사람이 숙박업소에서 나온 뒤 식당에서 찍은 사진도 있었다. 이 사진에서 여성은 미소를 짓거나, '메롱'을 하며 장난치고 있었다.

또 잠자리를 가진 후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복원되면서, 결국 경찰은 A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여성이 이의 신청했지만, 최근 검찰도 A씨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억울했던 A씨는 성폭행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여성을 무고로 고소했지만, 이 역시 불송치 결정이 나왔다. 이에 A씨는 이의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소방관으로 19년 동안 일하면서, 4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때마다 정신력으로 버텼다"라며 "하지만 이번 일로 힘들었다. 정말 많이 울었다"라고 심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