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길은정 기자 = 서울에서 지난해 혼인 건수가 42,471건으로 집계되며, 코로나 시기였던 2022년과 비교해 18.9% 증가하는 등 결혼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결혼을 결심한 예비부부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예식장 대관료, 식대, 그리고 깜깜이로 진행되는 스튜디오촬영·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비용 등으로 결혼식 전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예비부부들의 고민을 덜기 위해 '더 아름다운 결혼식 확대 지원 계획'을 19일 발표했다. 이 계획은 젊은 세대의 합리적이고 개성 있는 결혼식 추구 경향을 반영해 마련됐다.

'더 아름다운 결혼식'의 핵심은 세 가지다. 우선, 하우스웨딩이 가능한 남산의 카페, 콘서트형 웨딩이 가능한 공연장, 한옥 뷰와 노을 전망을 자랑하는 실내외 공공예식장 40곳을 추가 조성해 현재 운영 중인 25곳에서 총 65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스드메 비용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하고, 무료 커플 건강검진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시민들이 직접 추천한 공공장소를 예식장으로 리모델링하거나, 공공시설을 결혼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등 실속 있는 결혼문화 확산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도 추진한다.

이번 계획은 '청년이 결혼하기 좋은 도시 서울'이라는 비전 아래 ① 실내 웨딩홀 확충 ② 실외 웨딩홀 발굴 ③ 참여 커플 인센티브 강화 ④ 검소한 결혼문화 확산 등 4대 분야, 총 16개 핵심과제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총 37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실내 웨딩홀은 현재 5곳에서 2030년까지 25곳으로 확대한다. 예를 들어, 서울여성플라자의 국제행사장을 호텔급으로 리모델링한 '피움서울'이 7월에 문을 연다. 향후 남산자락 오페라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부지, 중랑구와 청담동의 기부채납 부지 등도 복합 웨딩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인기 카페 '더힐스 남산'은 오는 9월 실내외 웨딩홀로 변신하며, 인왕산과 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는 시티스퀘어 20층 카페테리아 '마루'도 주말 한정으로 웨딩홀로 운영한다. 이밖에도 공연장과 복지시설, 자치구 공공시설 등을 활용한 이색 웨딩홀 16곳도 추가된다.

야외 예식장도 20곳을 추가 발굴해 총 40곳으로 확대한다. 한옥 뷰, 정원형 공간, 한강 노을 뷰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장소들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성북예향재, 백인제 가옥, 남산 하우스커피 등 한옥형 웨딩홀과 한강 선착장 루프탑, 서울수상레포츠센터 루프탑 등 한강 선셋 웨딩홀도 9월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참여 커플을 위한 인센티브도 다양하다. 스드메 비용은 실속형 100만 원, 기본형 50만 원까지 지원하며, 생활·육아용품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첫출발 행복쿠폰' 100만 원 상당도 제공한다.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에게는 커플당 최대 100만 원의 건강검진비를 지원하며, 신규 공공예식장에서 처음 예식을 진행하는 커플에게는 최대 300만 원의 연출 비용도 지원한다.

아울러 공공예식장 후보지를 시민공모로 선정하고, 기존 공공시설을 시민이 원하는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시설 사용 승인제'도 7월부터 시행한다. 소규모 결혼식, 이른바 마이크로웨딩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10만 동참 챌린지'와 토크 콘서트, 예비부부 교육 등도 준비된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웨딩박람회에 전용 부스를 마련해 청년 커플 대상 결혼 컨설팅을 제공하며, 과도한 비용과 불공정 거래에 대응하기 위한 '결혼서비스업 법률 제정 토론회'도 9월에 개최할 계획이다.

'더 아름다운 결혼식' 관련 정보는 전용 누리집(https://wedding.seoulwomen.or.kr)과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화(☎1899-2154)로도 신청과 상담이 가능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바람은 단 하나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 되는 '더 아름다운 결혼식'을 통해 청년이 결혼하기 좋은 도시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