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이거(양산) 쓰고 나온 거예요. 벌써부터 이렇게 더운데 올여름 얼마나 더 더울지 걱정이네요."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현충일 연휴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거리에서 만난 최모(62·여)씨는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손수건으로 얼굴과 목을 완전히 가린 채 이렇게 말했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행인 상당수는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한 연인은 양산 대신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있었고, 횡단보도 앞 그늘막에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날 정오께 해당 지역의 현재 온도는 28도, 평년과 비슷한 기온이지만 시민들은 맑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볕이 너무 따가워 더위를 호소하고 있었다.

한 여성은 얼굴을 향해 손부채질하며 인근 카페로 들어갔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카페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해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이모(31·남)씨는 "아직 6월인데 벌써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있다"며 "집에서 카페까지 오는 그 잠깐 사이 등에 땀이 났다"고 말했다.

절기상으로는 모내기를 하는 망종(芒種)이 불과 사흘 전이었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의 시작까지는 아직 한 달 정도가 남았지만, 시민들은 이미 한여름 더위를 체감하고 있었다.

이러한 더위는 단순히 체감만이 아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사흘간 낮 최고기온은 8일 24~31도, 9일 25~32도, 10일 24~33도로 예보됐다. 이는 평년(최고 22~28도)과 비교해 약 2~4도 정도 높은 날씨다.

최근 맑은 하늘이 며칠간 이어지면서 낮에 일사(햇빛)량이 늘어난 것이 이러한 더위의 원인으로 꼽힌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데 유독 한낮에 더운 건 하늘에 구름이 적어 강한 일사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여름 장마철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현재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조금씩 북상하고 있기도 하다"고 무더위의 이유를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초여름 무더위 현상이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며 이로 인해 올여름이 무더울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공 분석관은 "지금의 더위는 이 시기에 나타날 수 있는 전형적인 날씨"라며 "만약 여기에 더해 열대야 현상이 관측되거나 폭염특보가 내려진다면 특별히 더운 날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