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한 고등학생이 동갑내기 무리로부터 수년간 학교폭력을 당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6일 JTBC '사건반장'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 약 4년간 동갑내기 무리 4명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 온 18세 남학생의 사연을 보도했다.

피해 학생 측은 "중학교 때 축구도 하고 함께 놀면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인데, 어느 날 벌레 가지고 장난치는 과정에서 '장난치지 말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4명이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 중 2명은 피해 학생과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그중 1명은 같은 과다.

이들은 피해 학생의 속옷을 벗긴 채 청 테이프로 손을 묶고 입을 막은 채 사진을 촬영했으며, 강제로 술을 먹인 뒤 구토 장면을 찍고, 격투기 기술로 팔을 꺾거나, 이발기로 머리를 미는 등의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또한 피해 학생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흉기로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은 "찍은 사진을 자기들끼리 공유하거나 다른 친구들한테 보내기도 했다"며 "3~4년 동안 당해왔던 거라서 빠져나갈 힘도 없었다. 내일은 또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걱정도 되고, '내가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할까'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을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했고, 4년간 약 100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양군이 매달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7만원의 복지 바우처 등도 포함됐다.

피해 사실은 최근 피해 학생의 사촌 형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면서 드러났다.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은 지난달 11일 학교에 상황을 전달하고 즉각 분리 조치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조치하겠다"며 이를 미뤘다.

결국 피해 학생은 수학여행 중에도 가해 학생 중 1명으로부터 "한번 보자"는 메시지를 받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수학여행 이후에도 분리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결국 가족이 직접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하면서 청양교육지원청이 사건을 인지하게 됐다.

교육지원청은 가해자 조사를 마친 상태로, 학교 측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관련 징계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학교 측은 "수학여행을 앞두고 있어 제대로 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은 "나는 그동안 그들에게 장난감이었고, 노예였고, ATM기였다.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다. 지금도 꿈에 나온다"고 호소했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이의 10대가 송두리째 망가졌다"며 "가해 학생 전원에 대한 단호한 처벌과 접근 금지 등 보호조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