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강원 강릉시의 법원 앞에서 분신해 숨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씨와 관련해 주변에서 분신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기자들에 대해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5일 건설노조 및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된 전 조선NS 기자 최모씨 등에 대해 지난달 23일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기사의 전체 맥락 및 주요 부분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의자가 고소인과 망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임을 알면서도 기사를 작성했다고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외에 유서가 의혹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월간조선 기자 김모씨, 보도를 인용하는 게시물을 사회관계망(SNS)에 올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폐쇄회로(CC)TV 화면을 유출한 성명불상자 등에 대해서도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건설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장 핵심은 CCTV를 누가 유출했는지를 찾는 일이었다"며 "2년이 넘는 수사에도 유출자를 찾지 못하고 대법원 판례를 핑계로 혐의가 없다고 하는 건 수사능력이 무능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23년 5월 1일 양씨는 강원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린 뒤 분신했다. 양씨는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는 등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후 조선일보 자회사 조선NS 소속 최모 기자는 양씨가 분신할 당시 근처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이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지면에 게재했다. 월간조선 김모 기자는 양씨의 유서가 대필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건설노조와 양씨 유족 등은 같은 달 22일 최 기자와 조선일보 사회부장, 김 기자와 월간조선 부장 등 4명을 명예훼손 및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