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하겄소? 시민들께는 죄송할 뿐이지…"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끝내 결렬되면서 버스 기사들이 11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지역버스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광주 북구 월출동 차고지.

배차 간격이 짧은 출근 시간대였지만, 차고지를 오가는 버스는 많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평소와 비교해 출차나 회차 간격이 길었고, 일부 노선 시내버스만이 차고지를 오갔다. 차고지 한 편에는 아예 운행을 중단한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광주 시내버스 운수회사 10곳 중 9곳의 노조가 파업에 동참키로 결의했지만, 기사 저마다의 사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운행 중단에 나선 기사들은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이날 새벽까지 이뤄졌던 노사 협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함께 대화하던 일부 기사는 "배차 시간 다 됐다"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버스로 향하기도 했다.

버스 차량 점검·수리를 하는 정비창도 비교적 한산했다. 평소 대로라면 오전 8시 전후 차고지에서는 대형 노선버스 58대가 출차해 도심 곳곳을 누비고 있어야 했지만, 이날은 48대만 운행에 나섰다.

나머지 10대는 아예 시동조차 걸려있지 않고 차문이 열려 있었다.

파업에 참여한 50대 기사 A씨는 "운수회사 사측 조합과 6차례 협상, 광주지방노동위원회 3차례 조정까지 협상을 이어왔지만 사측은 별다른 대안이나 타협안도 없었다. 임단협 협상 결렬로 인한 파업 책임을 노조에만 전가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에게는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버스 기사들 역시 마음이 불편하지만 처우 개선이 시급한 만큼, 넓은 마음으로 양해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년 넘게 일한 시내버스 기사 B씨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기사 개인도 파업에 동참하면 급여가 그만큼 차감돼 손실이 상당하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기사들 역시 생계에 지장이 있다"면서 "생계를 위해 운행에 나선 동료 기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그들 역시 불편한 마음들은 갖고 일하고 있을 것이다"고 했다.

또 다른 기사 C씨는 "파업에 참여하든, 불참하고 정상 운행하든 버스 기사들 모두 마음이 편치 만은 않다. 각자 한 발씩 양보해 하루 빨리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 버스노조는 월급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만성 적자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고 이날 자정께 최종 결렬됐다. 노조가 첫차 운행부터 쟁의를 선언하면서 2014년 6월 이후 11년 만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광주 도심 운행 시내버스가 평소 운행률 대비 60~7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시민 불편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