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이지향 기자 = 국내에서 2년 만에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40대 남성이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남아 등 감염 위험국 방문 시 모기 주의를 당부했다.

4일 질병관리청과 제주도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모기에 물린 뒤 지난달 30일 제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귀국 후 오한, 구진성 발진, 결막충혈,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의료기관을 찾았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상태는 호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카바이러스는 숲모기를 통해 전파되며, 잠복기(3~14일)를 거쳐 발열, 발진, 관절통 등이 나타난다. 대부분 가벼운 증상으로 회복되지만, 임신 중 감염 시 조산이나 사산, 태아의 소두증 등 심각한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감염자는 헌혈과 성 접촉, 수혈, 모자 간 수직 감염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국내 지카바이러스 환자 40명 중 39명이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이며, 국내에서 매개 모기에 물려 감염된 사례는 없다. 감염국은 필리핀(10명), 태국(10명), 베트남(7명), 몰디브·인도네시아(각 2명) 등이다.

지카바이러스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질병청은 여행 전 질병청 누리집에서 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모기 기피제·모기장 등을 준비할 것을 권고했다. 여행 중에는 풀숲, 산악 지역 등을 피하고 긴 팔·긴 바지를 착용하며, 냉방 시설이 잘 갖춰진 숙소에 머무는 것이 좋다.

귀국 후에는 2주 이내 발진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해외 방문력을 알리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헌혈은 4주간 금지되며, 3개월간 임신을 피하고 성 접촉 시 콘돔 사용이 권장된다.

질병청은 "지카바이러스는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귀국 후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해외 방문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