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에서 만난 '돌싱' 남편이 알고 보니 기러기 부부로 지내던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이혼 후 홀로 지내던 중 우연히 동호회 모임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는 제보자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남편은 자신이 이혼한 돌싱이고, 아이들은 아이들의 엄마가 키우고 있다고 했다"며 "대화도 잘 통했고 마음도 편했다. 1년쯤 만나고 나니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둘 다 재혼이다 보니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는 부담스러워 그냥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렇게 동거를 시작했지만 남편은 가족을 한 번도 소개해 주지 않았다.

자신을 배려해서 그런 줄 알았던 A씨에게 어느 날 한 여성이 찾아왔다.

그 여성은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남자는 내 남편"이라며 "당장 헤어지지 않으면 소송을 걸겠다"고 말했다.

A씨는 믿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상간 소송 소장이 도착했고, 결국 재판 끝에 손해배상까지 하게 됐다.

알고 보니 남편은 이혼한 게 아니라 자녀의 해외 유학 때문에 배우자와 떨어져 지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A씨는 큰 충격을 받고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으나 남편은 "곧 이혼하겠다"고 약속하며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그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시간이 흘러도 이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A씨는 다시 헤어지자고 했고, 남편은 "아이 성인 될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며 자신의 모든 재산을 증여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해 주고 공증까지 받았다.

A씨는 "여전히 불안하다.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제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고 답답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조윤용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다면 A씨와 관계가 오래됐다더라도 남편과 사실혼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재산분할을 요구하기 어렵다"며 "A씨가 재판 후에도 남편과 계속 만나고 있다면 법률상 아내가 다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혼한 이후에 재산을 주겠다는 남편의 약속은 사회 질서에 반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무효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향후 재산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A씨가 약정서만 내세워 재산을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기혼 사실을 숨기고 돌싱이라고 속인 것은 불법 행위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남편이 속인 것을 증명해야 하고 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소송해야 하는 점을 주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