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을 치다 화가 나 몸싸움을 하던 중 흉기를 휘둘러 동료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외국인 근로자가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지난 1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태국인 A(22)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강원도 철원군 한 농장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8월 피해자 B씨를 포함한 동료 태국인 근로자 4명과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B씨가 A씨에게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 주자, A씨는 장난으로 B씨가 가지고 있던 숟가락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기분이 상한 A씨와 B씨는 돌로 머리를 때리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등 서로 몸싸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는 일행들이 그들을 떼어놓자 숙소로 들어가 흉기를 챙겨 테이프로 칼과 자신의 손을 감아 고정한 후 피해자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1심은 지난해 12월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몸싸움을 말린 이후에도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 범행 도구를 들고나왔고, 이를 고정하기 위해 테이프로 감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의 경위, 수단, 방법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가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더라도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피고인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지만 2심 법원도 1심 재판부와 동일하게 판단했다. 2심은 "원심판결 선고 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피고인 측은 2심 판결 이후 법원에 상소포기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판결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