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미국 테네시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공해 배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xAI는 지난해 여름 멤피스 남서부의 한 폐공장을 인수해 '콜로서스'라는 이름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했다. 머스크는 해당 시설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훈련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 시설이 내뿜는 대기 오염 물질로 인해 "숨이 막힌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I 훈련을 위한 슈퍼컴퓨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xAI는 수십 대의 가스 터빈을 설치해 필요한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데, 가스 터빈을 가동하면 천식 등을 유발하는 질소 산화물과 발암 물질인 폼알데하이드, 폐를 통과해 혈류로 들어갈 수 있는 초미세먼지 등이 다량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환경단체가 지난 3월 촬영한 항공 사진에 따르면, xAI는 이 지역에 35개의 가스 터빈을 설치했으며, 현재 33개가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들은 xAI의 가스 터빈이 대기 오염물질 배출 허가를 정식으로 받지 않았고, 1년 미만으로 운영되는 임시 터빈에 허가 없이 가동을 허용하는 당국의 법적 허점을 xAI가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초 지역 내 xAI 시설 구축을 적극 지지했던 멤피스 시장 폴 영은 최근 여론이 악화되자 "xAI가 가스 터빈 12개를 철거했고 나머지도 향후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xAI의 시설 덕에 수백 개의 고임금 일자리 창출과 연간 약 3000만 달러(약 417억원)의 세수 확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출신 민주당 소속 주 하원의원 저스틴 피어슨은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며 "현지 주민에게 제공될 대부분의 일자리는 청소나 보안 업무 일부로 제한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역 주민들의 우려는 환경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오랫동안 각종 산업 시설로 인한 오염에 시달려 온 멤피스는 이미 천식과 암 발병률이 미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희생 지역'으로 불린다.

주민들은 2021년에도 원유 송유관 건설을 막아냈고, 2023년에는 암 유발 물질을 배출하던 의료 살균 시설을 폐쇄시킨 바 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AI 산업 발전을 가속하고자 하는 가운데,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 곳곳에서 비슷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