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일보 = 칼럼니스트 정재호)

'미리내집' 열기가 심상치 않다. 세 번째 본공고에서 367가구 모집에 2만3600여 명이 몰리며 평균 64대?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59㎡ 타입이 759대?1. 자녀 유무를 구분하지 않고 받으니 대기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결과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10년+α 거주권'이다. 시세 대비 낮은 전세금으로 최대 20년까지 버틸 수 있고, 두 자녀 이상이면 더 넓은 평형으로 옮겨 갈 기회도 얻는다. 사실상 공공이 제공하는 '주거 사다리'다.

자격은 까다롭다. 혼인 7년 이내, 무주택 5년 이상, 자산 6억5500만 원 이하. 대신 출산만 해도 계약 연장·소득요건 완화 등 인센티브가 붙는다. SH가 자녀 여부 구분을 없앤 것도 "일단 들어와 살다 아이를 낳아라"는 메시지다. 서울시는 올해 '미리내집' 3500가구, 연계형 장기안심주택 500가구를 공급한다. 보증금 4억9000만 원 이하 민간 전세라도 시가 30%를 무이자로 지원해 준다. 10년 거주 후 미리내집 이주권까지 챙길 수 있어 관심이 높다.

관건은 물량과 속도다. 신청자는 급증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다. 후속 단지 분양가, 입주 시점, 주택금융 금리 변동이 변수다. 청약을 노린다면 자산·소득 기준을 미리 맞추고, 잔금·이사비 등 현금 흐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리내집은 '저출생 대책+주거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실효성을 높이려면 공공택지 확보와 입주자 사후 관리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결국 열기가 이어질수록 정책의 지속·확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