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술교육원을 통해 제2의 삶을 얻고 기술 명가를 꿈꾸는 부자의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고 구직을 희망하는 시민의 기술교육과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부, 남부, 동부, 북부 등 4개의 기술교육원 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2023년 입학생 3485명 중 68.4%가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동부캠퍼스 건축인테리어과 수료생 남시정(58)씨와 현대건축시공과 수료생 남규호(28)씨는 각각 교육원을 통해 제2의 직업을 찾았다.

과거 보습학원 강사와 원장으로 23년간 일해왔던 아버지 남씨는 인생 2막에 본인의 손재주를 소소한 취미로 즐기기 위해 공방을 열었다. 이후 건축 현장과 목공 분야를 보다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지난 2020년 동부캠퍼스 하반기 야간 건축인테리어과에 입교했다.

남씨는 "기술교육원에서 제대로 된 배움과 교수님들의 도움 덕분에 교육 기간 중 거푸집기능사, 건축목공기능사, 건축목공산업기사 등 국가공인 자격증을 연거푸 딸 수 있었다"라며 "취미로 시작한 공방 활동이 이제는 실내 인테리어를 주 아이템으로 인생 2막을 함께할 사업체로 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본 아들 남씨도 동부캠퍼스 현대건축시공과로 2023년에 입교, 이후 자격증까지 취득하면서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 남규호씨는 "전에 아버지 일을 도와봐서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기술교육원에서 건축의 원리와 기초 등 기본기를 아예 처음부터 탄탄하게 채워줬다"며 "기술인을 꿈꾸는 또래 친구들이 있다면 이곳에 와서 배워볼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다른 사례도 있다. 지난 2023년까지 33년 동안 여론조사회사, 리서치 회사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장원경(60)씨는 나이 제한 없는 유망한 자격증인 소방설비기사를 알게 됐다. 이에 지난해 입학지원서를 제출했고,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기술교육원으로부터 합격통지도 받았다.

6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쳐 과정평가형 소방설비(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소방점검회사로 취업에도 성공했다. 장씨는 "교육원에서 배운 것이 실무에서 너무 도움이 됐고 사장님으로부터 '교육기관에서 교육받은 사람이 자격증만 딴 사람보다 훨씬 낫다'는 칭찬도 들었다"며 "저와 같은 아버지뻘의 중장년도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 제2의 직업을 다시 찾은 것처럼, 청년들도 자신이 즐거워하는 직종에 대한 경력을 최대한 많이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원은 가족 단위로도 기술을 배우고, 실제 창업과 가업 승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과 1:1 멘토링, 자격증 취득 지원, 취업·창업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기술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디저트 브런치, 에너지 진단 설비, 전기공사 등 교육과정과 산업안전산업기사를 비롯한 SW 테스트 전문가, 요양보호사 과정의 훈련생 모집 규모를 늘렸으며, 상반기는 직업훈련 교육생 2100여명에 대한 교육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