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유급이 불가피한 의대생 명단이 확정된 날까지 의대생들은 대규모 참여는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2024학번과 2025학번에 내년 2026학번까지 동시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이 불가피해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8일 교육부와 40개 의대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들은 전날까지 의대생 유급 명단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각 의대에 학사 운영 조사를 하도록 하고 전날까지 제출하게 했다.

교육부는 유급 대상을 4월 30일 기준으로 제출해달라고 했으나 학교별로 서류 제출 마감까지 기한을 연장하고 의대생 복귀를 촉구한 곳도 있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명단 제출을 하긴 했는데 오후 늦게 했다"고 말했다.

학칙에 따라 1개월 이상 무단 결석 시 제적이 되는 건양대, 순천향대, 을지대, 인제대, 차의과대는 총 1916명이 제적될 예정이었으나 제적 예정 통보 이후 을지대 31명, 차의과대 30명, 인제대 10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2회 연속 학사 경고가 누적될 경우 제적되는 충남대 역시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적 통보를 했던 한 대학 관계자는 "소명서 제출을 마쳤고 전날부터 수업을 했다"며 "병결같이 정말 일이 있는 소수를 제외하면 거의 100%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제적이 아닌 유급 대상자들은 대부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유급 명단은 교육부에 제출했는데, 복귀율은 변동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서울 소재 한 대학 관계자도 "복귀한 학생 수는 학기 초와 같이 거의 변동없이 미미하다"며 "유급에 대한 방침은 변경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소재 한 대학 관계자도 "학생들이 돌아오는 분위기는 아니다. 학생들에게 전화 오는 것도 없다"고 전했다.

호남권 소재 대학 관계자도 "학생들 수업 참여에 변동이 없다"고 했다.

제적이 아닌 유급일 경우 편입학을 통해 결원을 충원하는 건 한계가 있다. 강원권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인원이 빠져야 충원을 하든 말든 할텐데 유급 이후에 편입학을 하는 건 실질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대학들은 내년 트리플링을 대비해 2026학번에 수강신청 우선권을 주는 등 학사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고려 중이다.

호남권 소재 대학 관계자는 "내년에 학생들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과 관련해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유급이 코 앞에 닥치자 의대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자의적인 명령으로 학교와 학생들을 강압한 책임자가 누구인지 규명되길 바란다"며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교육부 고위 관계자들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아주대 의대 교수회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3개 학년이 하나로 묶이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임상 교육이 절대 불가능하다"며 "대학 당국과 보직자들은 교육기관으로서 학생들에게 책임있는 교육 여건을 제공해야 할 책무가 있으며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 실질적이고 책임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간절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각 대학으로부터 유급 대상자 명단을 제출 받은 교육부는 이르면 9일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학사유연화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권한대행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각 대학은 7일까지 유급과 제적 대상을 확정해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확정된 유급 또는 제적은 철회되거나 취소되지 않으며 추가적인 학사유연화는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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