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올해 말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버핏은 지난 60년간 이끈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CEO 직을 내려놓고, 후임으로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을 지명했다. 이 같은 발표는 미국 증시에 곧바로 반영되어, 개장 전 거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5일 오전(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의 A주와 B주는 각각 2%가량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버핏의 부재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버핏은 그동안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존경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의 은퇴는 단순한 경영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버핏은 연례 주주총회에서 연말 CEO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며, 이사회를 통해 그레그 에이블을 공식 후계자로 추천했다. 에이블은 이미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보험 부문을 책임져왔으며, 실질적인 후계자로 오랫동안 준비되어온 인물이다. 그는 칼에너지 출신으로 버크셔에 인수된 뒤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 위치에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버핏의 은퇴에도 불구하고 버크셔의 시스템은 큰 동요 없이 운영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는 에이블이 버핏의 경영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대부분의 자회사 대표들이 이미 에이블에게 보고하고 있어, 조직 내 혼란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회장직은 유지하며 중요한 경영 사안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그렉이 이끌 때 더 잘할 것"이라며,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후계자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러한 태도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버크셔 해서웨이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보유 현금과 자본을 재투자하는 전략을 고수해 왔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와 관련해 배당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버크셔는 약 3477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 중이며, 이는 미국 주요 대학들의 기금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버핏은 가치투자 철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내재가치에 기반한 종목을 장기 보유하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수십 년간 시장을 압도해왔다. 실제로 버크셔 주가는 1964년부터 60년간 무려 550만% 넘게 상승하며, S&P500을 훨씬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버핏의 철학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질적 성과로 입증된 사례다.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앞으로도 토드 쿰스와 테드 웨슐러 두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관리 아래 유지될 예정이다. 에이블은 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전환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점에서 버크셔의 전략적 방향성은 급격한 변화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버핏의 은퇴 발표는 미국 정치와 사회적 논의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무역이 무기가 되어선 안 된다고 언급하며, 전 세계의 번영이 곧 미국의 번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비판하며, 국제사회와의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버크셔의 주주총회는 그간 '자본가의 우드스톡'으로 불릴 만큼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버핏의 퇴장과 함께 이 행사의 규모나 분위기도 변화를 겪을 수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는 약 4만 명이 참석했으며, 버핏의 발표에 참석자들은 5분 이상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버핏이 남긴 유산은 단순히 기업의 성과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전한 지혜에도 있다. 오마하의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사미르 나이크는 "자신이 이해하는 회사를 꾸준히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버핏이 줬다"고 전했다. 이는 버핏이 전 세계 개인 투자자들에게 남긴 가장 큰 메시지다.

CNBC는 버크셔 이사회가 에이블을 만장일치로 CEO에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조직 내부의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버핏이 회장직에 남는 만큼, 에이블의 CEO 취임은 조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버크셔의 전략적 변화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버핏은 수익성이 낮거나 경쟁력을 잃은 사업을 과감히 매각해온 전례가 있다. 이는 앞으로 에이블의 리더십 하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버크셔가 더욱 날렵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버핏과의 점심' 행사나 기존 기부 활동의 지속 여부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버핏은 지금까지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기부했으며, 사후에도 대부분 기부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의 사후에는 아들 하워드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으나, 최종 결정은 이사회의 판단에 달려 있다.

A. 버핏은 CEO직에서만 물러나며, 회장직과 이사회 자문 역할은 유지합니다. 중요한 위기 상황에서는 경영에 조언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A. 캐나다 출신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버크셔의 비보험 부문을 2018년부터 책임져온 경영자입니다. 실무형 리더로서 신뢰받고 있습니다.

A. 현재까지는 기존 전략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해온 팀이 그대로 유지되며, 에이블도 그 기조를 따를 것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