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치 중 의료기구 잇몸 박히고 제거수술도 실패한 환자, 손배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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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치 중 의료기구 잇몸 박히고 제거수술도 실패한 환자, 손배 승소 (1)

모두서치 | 2025.05.04 |

발치 시술 중 의료기구가 잇몸에 박히는 사고를 당하고, 대학병원에서 제거술마저 실패해 의식을 잠시 잃었던 환자가 두 병원 의료진에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12단독 이상훈 부장판사는 A씨가 모 치과의원 대표원장 B씨와 학교법인 조선대학교(조선대 치과병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장은 "B씨와 산하에 치과병원을 둔 학교법인 조선대는 공동으로 1500여 만원과 지연손해금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2021년 5월 B씨로부터 썩은 치아를 뽑아내는 발치 시술을 받았다. B씨가 발치 이후 염증 점검 등을 위해 의료기구(익스플로러)로 A씨의 치아 뿌리·잇몸을 긁는 과정에서 부속품(익스플로러 팁)이 잇몸에 박히는 사고가 났다.

이후 A씨는 조선대 부속 치과병원으로 옮겨져 익스플로러 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너무 깊이 박힌 탓에 4번이나 국소(부분) 마취를 하며 수술에만 4시간 이상 걸렸으나 익스플로러 팁은 제거되지 못했다.

수술 과정에서 A씨가 기절하자, 조선대 치과병원 의료진은 구급차를 이용해 A씨를 인근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A씨에게 조선대 치과병원 의료진은 재입원을 권했으나, A씨는 다른 병원에서 익스플로러 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A씨는 B씨와 조선대 치과병원의 의료 과실을 주장하며 3600만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장은 "B씨가 익스플로러를 사용할 때 팁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적절한 힘을 유지하지 못해 의료 사고를 발생시켰다. 제거 시도 과정에서 오히려 더욱 깊숙이 박히도록 해 고통을 가중시켰고 후속 조치도 고려해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선대 치과병원에 대해서도 "익스플로러 팁 제거 수술 전 A씨에게 부분 마취를 시행하기로 한 만큼, 수술 시간을 최소화해 고통을 최소화했어야 했다. 의식 소실 상태에 이르게 하고 팁도 제거하지 못해 고통을 가중시켰으며 제거 수술 이후 신경 손상 등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손배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장은 "B씨와 조선대 치과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주의 의무 위반이 중첩돼 A씨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봐야 타당하다.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B씨와 조선대 치과병원이 발치 수술의 위험 요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거나 팁 제거 수술 과정에서의 A씨의 의사결정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 설명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