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일보 = 칼럼니스트 정재호)

출근길 커피 두 잔 값으로 한 달 주거비를 해결할 수 있다면? 숫자만으로도 귀가 번쩍이지만, 인천도시공사(iH)가 내놓은 '천원주택 전세임대'가 딱 그 공식이다. 하루 1,000원, 월 3만 원이면 최대 6년간 거주 가능하다니, 요즘 같이 전세금이 요동치는 시장에서 꽤 파격적이다.

공급 물량은 총 500가구다. 신혼·신생아Ⅱ로 분류된 200가구와 아파트가 아닌 비아파트형 '든든주택' 300가구로 나뉜다. 이름이 다소 낯설지만, 실상은 '내가 고른 집에 공사가 전세금을 대신 내주고 나는 관리비 수준만 부담한다' 정도로 이해하면 쉽다. 아마 혼인 신고를 앞둔 예비부부나 갓난아기를 둔 가구에 인기가 집중될 듯하다.

지난 3월 비슷한 매입임대 모델이 7대1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티켓팅 전쟁은 불 보듯 뻔하다. 그래도 도전할 가치는 있다. 주거비를 극단적으로 낮추면 저축·투자 여력이 생기고, 6년이라는 시간은 커리어와 자산 전략을 재정비하기엔 제법 넉넉하다. 다만 수요가 몰리면 계약 이후 '원하는 동네'를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울 수도 있겠다.

지원서는 다음 달 12~16일 인천시청 현장 접수로만 받는다. 체감상 이 기간에 연차를 쓰는 직장인이 늘 것 같다. 만약 이번 공급이 흥행에 성공하면, 다른 지자체도 '천원주택' 짝퉁(?)을 고민하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는 월세 공포에서 한 발짝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