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연애를 빙자한 투자 사기로 120억 원대 피해를 낸 해외 범죄 조직이 경찰에 대거 적발됐다.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감정적 신뢰를 쌓고, 실제 투자처럼 위장한 가짜 플랫폼으로 피해자를 유인한 수법은 치밀하고 조직적이었다. 울산경찰청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한 이들을 추적해 총책부터 실무 조직원까지 무더기로 검거하며 대규모 수사 성과를 발표했다.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30일,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투자사기 조직 45명을 입건하고, 이 중 10명을 범죄단체조직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초까지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낸 가상 여성 인물을 통해 남성 피해자들과 감정적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 사기를 벌였다.

해당 조직은 SNS에서 시작해 매일 채팅과 영상통화를 지속하며 피해자들과 가상의 연인 관계를 구축했다. 사용된 가상 여성은 MBTI부터 차량, 가족 배경, 취미, 재력 등까지 치밀하게 설정되었으며, 서울 강남에 40억 원대 아파트를 소유한 여성이자 카페를 운영하는 투자 성공가로 자신을 포장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남성이었으며, 일부는 주부,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확인됐다. 1인 피해액만 최대 8억8000만 원에 달하는 사례도 있었으며, 전체 피해 규모는 120억 원으로 추산된다. 조직은 가짜 투자전문가와 유튜브 강의를 이용해 신뢰를 쌓았고, 피해자들을 허위로 만든 투자 사이트로 유도해 실제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꾸며낸 뒤 자금을 갈취했다.

투자를 유도할 때는 "같이 공부하자"는 방식으로 피해자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가짜 앱을 통해 투자 수익이 실시간으로 증가하는 것처럼 조작해 심리적 안심을 유도했다. 이후 출금 요청이 들어오면 "세금을 내야 손해"라며 지연시키고, 결국 연락을 끊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이 사기 조직은 캄보디아 현지에 건물을 매입해 전용 사무실을 설치하고, 대포폰과 컴퓨터 등 장비를 갖춰 본격적인 사기 활동에 나섰다. SNS를 통해 타깃을 물색하고, 채팅·영상담당·유튜브 운영담당 등 역할을 분담한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사기 피해자들에게 제공된 투자 정보는 모두 가공된 것으로, 실존 금융기관의 이름을 도용한 가짜 사이트와 앱까지 만들어 정교한 사기 행위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가상화폐와 상품권 등을 이용해 자금을 세탁하고, 해외로 송금하거나 현금화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7월 피해자의 신고와 조직 내 내부자의 증언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이후 울산경찰청이 전담 수사기관으로 지정돼 수사를 확대했고, 대포통장·대포폰 분석을 통해 조직의 구조와 활동을 파악했다.

경찰은 현재 캄보디아 당국에 의해 구금 중인 총책 부부에 대한 송환 절차를 밟고 있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 20여 명에 대해서도 인터폴을 통해 수배 중이다.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이들이 이용한 가짜 사이트와 SNS 계정 삭제 요청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고액 연봉의 해외 일자리를 미끼로 모집된 이들도, 실제 사기에 가담했다면 범죄단체 활동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 범죄에 대해 전방위적 단속을 지속할 것이라 밝혔다.

A. 조직은 SNS 사진 등을 바탕으로 얼굴을 합성한 가상 인물을 만들고, 이를 통해 피해자와 영상통화까지 하며 신뢰를 쌓은 뒤 투자 사기로 유도했습니다.

A. 실존 금융기관의 이름을 도용해 만든 가짜 사이트와 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허위 수익 정보를 보여주며 실제 투자인 것처럼 속였습니다.

A. 피해 사실을 인지한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관련 금융거래 내역을 제공해야 하며, 현재 경찰은 자금세탁 및 피해금 회복을 위한 수사도 병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