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이용재 기자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실종된 가운데,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싱크홀 내부에 약 2000t의 토사와 물이 차 있는 데다 지반이 불안정해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싱크홀로 오토바이 운전자 실종…구조 작업 장기화 전망

사고는 24일 오후 6시 30분경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싱크홀은 가로 18m, 세로 20m, 깊이 30m 규모로, 왕복 6차선 도로 중 4개 차선이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도로를 지나던 차량 한 대도 사고에 휘말렸으나 운전자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후 수색 작업을 즉시 개시했다. 25일 오전 1시 37분경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오전 3시 32분경에는 번호판이 떨어진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그러나 실종자 구조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상태다.

김창섭 강동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25일 오전 진행된 현장 브리핑서"싱크홀에 가까울수록 토사물이 쌓여있는데 추측되는 토사량만 6480t 정도"라며 매몰자 구조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수십시간도 보고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을 밝혔다.

현재 인명 구조견과 구조대원들이 싱크홀 내부를 탐색 중이지만, 대량의 토사와 물로 인해 작업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후 72시간이 구조의 '골든타임'이라고 평가하지만, 물과 토사로 인해 이마저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싱크홀 발생 원인 조사 착수…지하철 공사 영향 여부 검토

당국은 싱크홀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도로 아래 상수도관 파열로 인한 누수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와의 연관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주재로 긴급 안전점검회의를 열고 실종자 수색과 추가 피해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오 시장은 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고 원인을 신속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추가 붕괴 위험을 막기 위해 당국은 싱크홀 주변 지반을 안정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사고 현장 근처 전기와 수도 공급을 차단해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인근 학교 4곳 재량 휴업…교통 통제 지속

싱크홀 발생으로 인해 인근 한영중·고등학교, 한영외국어고등학교, 대명초등학교 등 4개 학교가 25일 재량 휴업에 들어갔다. 학교 측은 "가스와 수도가 차단돼 급식과 화장실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며,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휴업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대명초등학교는 긴급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 한해 등교를 허용했으며, 사고 현장과 가까운 정문을 폐쇄하고 후문으로만 출입하도록 조치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추후 휴업 연장 여부는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강동구 대명초 입구 교차로와 생태공원삼거리 등 동남로 일대는 교통이 전면 통제되고 있으며, 버스도 우회 운행 중이다. 강동구청은 "해당 구간을 피하고 우회 도로를 이용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