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샘일보 = 칼럼리스트 주현진)

현대 사회에서 단 음식과 음료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간식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성장기 아이들이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성장 호르몬 분비가 억제되고, 성장판이 조기에 닫힐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식습관을 더욱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만의 소아내분비과 전문의 왕루팅 박사는 아이들에게 체중 1kg당 1.75g의 포도당을 섭취하게 한 후 일정 시간 동안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당분 섭취 후 2~3시간 동안 혈중 성장호르몬 농도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심지어 거의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단순한 혈당 상승 문제가 아니라 성장 호르몬 자체의 분비를 억제해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설탕을 과다 섭취하면 인슐린 농도가 증가하는데, 이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의 생체 이용률을 높여 사춘기 진행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춘기가 조기에 시작되면 성장판이 빨리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독일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당뇨병을 앓는 어린이들의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높을수록 성인 신장이 예측보다 최대 6.4cm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탕 섭취가 단순한 체중 증가 문제를 넘어 최종 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설탕 섭취로 인한 건강 문제는 성장 저하뿐만이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3~19세 어린이와 청소년의 설탕 첨가 음료 섭취량이 1990년부터 2018년 사이에 23% 증가했으며, 일주일 평균 3.6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인 섭취량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당분을 섭취하면 비만, 인슐린 저항성, 대사 질환,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첫째, 탄산음료나 과자 같은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가 균형 있게 포함된 식단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스마트폰과 TV 시청 시간을 하루 2시간 이내로 조절하고, 매일 1시간 이상 신체 활동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장호르몬이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는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충분한 숙면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과 성조숙증은 단순한 성장 문제가 아니라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설탕을 멀리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