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일보 = 칼럼니스트 정재호)

서울 부동산 시장 전반이 아직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송파구만큼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를 보면 송파구 아파트값이 2주 연속 0.1%대 상승률을 보였고, 올해 들어 누적 상승 폭 역시 0.44%에 달한다. 침체가 길어지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치는 꽤 이례적인데, 송파구 내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잠실·신천동 일대가 돋보인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뒤, 재건축 기대감까지 겹쳐 매수 문의가 서서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최근 거래가 35억 원대까지 올라가며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만큼 시장에서 잠실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뜻일 텐데, 실제 단지 주변 중개업소에서도 "작년에 비하면 거래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

강남·서초 등 인근 지역도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강남 3구'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다시금 집중되는 모양새다. 물론 강남권 외곽이나 서울 북부 지역은 아직 하락세가 이어지는 곳이 많아, 서울 내부에서도 온도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일부 지역은 투자 수요가 적고, 대출 규제나 금리 부담 때문에 매매가 위축된 상태가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송파구와 강남권 일대가 향후에도 계속 오름세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재건축 관련 규제나 대출 규제 완화 같은 정부 정책이 변수가 될 수 있고, 금리 인상이 다시 논의된다면 어느 시점에서든 매수 심리가 꺾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매수자 입장에서는 과도한 기대보다, 본인의 자금 계획과 향후 시장 흐름을 신중히 따져보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실거주 목적이라면 입지·학군·재건축 가능성 등을 고루 점검하면서 구매 결정을 내리는 편이 낫겠다. 시장 흐름이 혼조세를 보이는 지금, 송파구가 보여주는 예외적인 상승이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반등의 신호탄인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