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상급종합볍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하 사업)의 참여율이 사업 시작 3개월도 되지 않아 94%를 달성했다. 이런 속도감 이면에는 수익성 악화, 재정 안전성 등에 대한 병원들의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다.

6일 복지부에 따르면 사업에 총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44개 병원이 참여하며 약 94%의 참여율을 달성했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질환을 중심적으로 진료하도록 병원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병원들은 일반병상 5~15%를 감축해야 한다.

지난 5일 기준 사업에 참여한 병원들이 제출한 감축 계획에 따르면 3279개의 병상이 감축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병상을 보유한 서울아산병원(사업 참여 전 2424병상 보유, 336병상 감축 예정) 보다 더 많은 수를 감축하는 셈이다.

병원들은 대형병원 1.5개에 해당하는 병상이 감축되는 만큼의 수익 감소를 감당해야 한다. 문제는 지난 2월부터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이후 병원 수익이 곤두박질쳐 이를 부담할 체력이 없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빅5에 해당하는 병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상반기에만 당기순손실 1627억 9000만원을 기록했다. 세브란스는 전년 동기 대비 외래 분야 12%, 입원 분야 27%가 감소하며 상반기에만 1227억원의 손해를 예상하고 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익 감소에 고정비 비출이라는 이중고가 예상되지만 정부 주도 사업에 불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 수익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에 연간 3조 3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환자실 등의 수가 인상에 4600억원, 입원료 2100억원, 수술 가산 3500억원 등을 지원한다.

예산 중 1조원+α는 사업 목표를 달성한 병원의 성과 평과를 통해 기관별 차등 지원할 예정이다. 병상 감축 목표를 이행한 병원에는 진료비 감축 예상비용의 30%를 지원할 계획으로 예산은 약 3400억원이 배정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3년이라는 장기간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에 복지부가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B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은 정부의 사업 자원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체제 전환을 달성했는데 정부가 재원 부족으로 지원을 끊는다면 병원 입장으로선 그것만 한 재앙이 없어 불안한 게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C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상감축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필수의료 수가 조정 등을 통한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며 "단기적으로 정부의 목표치를 달성할 순 있겠지만 수익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를 지속할 수 있는 병원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