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일보 = 칼럼니스트 정재호) 최근 빌라 등 주거용 불법 개조 건축물의 양성화 논의가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2대 국회 출범 이후 정치권에서는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명목 아래 불법 건축물 합법화 법안을 연이어 발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불법의 합법화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양측의 대립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여러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된 다섯 건의 법안은 무허가 건축물의 정식 사용승인을 통해 소유자들이 막대한 이행강제금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과거에도 몇 차례 시도되었으나, 국민적 형평성 문제와 안전 우려로 인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번에도 동일한 논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정부는 불법 건축물의 양성화가 구조 안전과 피난 기준을 저해할 수 있으며, 국민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단순히 법적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고, 도시 미관과 주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법적 조치 이상의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논의는 불법 건축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앞으로 정부와 정치권 간의 긴밀한 대화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며, 국민들의 안전과 재산권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있는 해결책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